"흙길이 그리워요"

내가 유치원생일 땐, 유치원까지 꽤 먼길, 1시간정도 되는 거리(정거장으로 2~3정거장)를 푹신한 흙과 옆에 시냇물이 흐르는 냇가를 따라 걸어다녔다.

 

80년대 초고,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지역이었지만,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았고 풀숲에서 나오는 뱀같은 동물들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아 친구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유치원을 재미나게 다녔던 내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준 책.

▲ 김재홍 (지은이)│스푼북

'동강의 아이들'로 유명한 김재홍 작가가 전하는 길에서 안타깝게 사라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환경문제 책 '로드킬, 우리 길이 없어졌어요."이다.

 

로드킬은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를 뜻하는 말이다.

 

차 사고로 친구를 잃어버렸지만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강아지에게 너구리가 다가왔다. 가족들은 먹이를 구하러 길을 건너다 차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남아 있었기에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너구리가 예전에 살았던 아늑하고 안전한 곳을 찾아 위험한 여행을 떠난다.

 

큰 길을 여러 번 건너야 했고 차들이 바로 옆에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도착한 그 곳은 이미 도로공사로 파헤쳐져 더이상 안전한 보금자리가 아니었다.

 

이 동화는 몸과 맘은 지쳤지만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강아지와 너구리가 마을과 길을 멀리서 바라보는 장면에서 끝맺는다.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는 먹이를 찾기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새끼를 낳기 위해 등 본능적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동물들의 보금자리와 이동통로를 빼았았다. 도로를 만들면서 동물들이 다닐 길이라고 만들어 놓은 생태통로와 아예 동물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울타리가 있기는 하지만, 동물들이 그 길을 잘 알고 다닐 가능성이 낮고 대부분의 동물들은 본능에 의해 움직이다 희생된다.

 

동물과 사람들이 다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과 다른 생명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아가는 행복한 시간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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