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의 정경미 저자.

 

 

 

 

 

 

 

 

 

 

 

 

 

 

 

 

 

 

은찬아..

엄마가 참 아끼고 아끼는 제자가 한 명 있어.

음악하는 녀석인데

오늘 전화가 와서 물었더니

하루에 8시간씩 피아노 연습만 한대.

대회나 협주 있을때는 10시간도 넘어가고..

 

 

피곤해도

짜증나도

힘들어도

울고싶어도

상관없이 매일 하루 8시간 피아노를 쳐.

 

 

8살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그렇게 피아노를 쳤대.

 

 

주말에도 하냐고 물어봤더니

피식 웃더라.

당연한 걸 묻는다고 ...

 

 

오늘 하루 쉬고 싶은 마음은

어떻게 참냐고 물어봤어.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하루라도 안 치면 이상하다는 거야..

 

 

우리나라에서 음악으로 성공하는 게 힘든데

걱정되지 않냐..고 물었어..

 

 

그런 생각했으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고

중간에 그만 뒀을 거라 말하더라.

 

 

그런데..

자기는 그만 두더라도

뭐든 할 수 있을 거래...

매일 그렇게 8시간씩 자신과 싸워이겼으니

그게 뭐든 끝까지 하는 건 자신있으니까

괜.찮.대.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고

나를 위로하더라.

 

 

녀석을 둘러싼

겹겹의 자신감이 부러웠어.

 

 

'참.. 많이 컸네.. 많이 컸구나..

이 녀석이 나보다 낫네...'

 

 

녀석은

본인이 좋든 싫든

고민하지 않고 그냥 했던 거야.

 

 

그런데 엄마는

지금까지 행동하기에 앞서

머릿 속으로 계산을 했더라고...

 

 

"이 길이 아니면 어떡하지?"

"돈이 안 되면 어쩌지?"

"인정 못 받으면 어디로 가지?"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든데..."

"이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거 맞나?

 

 

이런 생각 하다 결국 주저앉았어..

 

 

마음은

내 삶이 바뀌길 원하고

성공하고 싶고

지금과는 다른 삶을 갈구하지만

 

 

결국 매일매일 반복되는 8시간을 견뎌내지 못해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은 거야.

 

 

간절히 원한다고

말만하고 행동하지 않았더라고....

 

 

하도 말해서

내가 진짜 간절한 줄 알았어.

착각이고 오만이더라고..

 

엄마는

해.보.지.도. 않.고...

입으로만 간절하다고

말했던 거야...

 

 

이제 입을 다물고

그저 아무 생각없이

행동하는 나를 만나기로 했어.

 

 

연습하는 시간이 힘드네 마네 하는 운동선수는

결코 국가대표가 될 수 없잖아.

 

 

그들이

"그깟 국가대표 꼭 해야하나?"

"그냥 편하게 살래. 소소하게 행복하면 되지."

 

 

이런 생각 안 하잖아.

그 시간에 그냥 연습하지..

 

 

엄마가 서울대 가는 법을 몰라서 못 갔나?

안 해서 못 갔지..ㅋㅋ(인!정!)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독백같은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오늘 이 시간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고민을 하며 흔들렸는지

어떤 삶을 살고자했는지

 

지금 여기,

오늘의 생각과 감정들을

담담히 적어내려갈 것입니다.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세요❤

 

 

 

[엄마가 소년에게]

@정경미 작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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