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 사내아이가 어느 날 엄마의 손에 이끌려 시내에 나갔다가 백발이 성성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들렀다. 당시 돈이라는 것이 뭔지 몰랐던 아이는 그저 엄마가 무언가를 건네주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건네주는 것을 보고 으레 그런 것인 줄만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아이는 큰 마음을 먹고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몰래 혼자 가는 모험을 했다. 사탕을 고르자 위그든 씨는 "돈은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은박지로 싼 버찌씨를 위그든 씨의 손에 떨어뜨린다. 위그든 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돈이 조금 남는구나. 거슬러 주어야겠다." 

그리고 2센트를 아이에게 주었다. 

 

어른이 되어 관상용 어류 가계를 연 아이에게 꼬마 남자애가 누이동생과 함께 찾아온다. 30달러어치는 될 만큼 이것저것 물고기들을 고른 아이가 자신의 앞에 5센트짜리 백동화 두 개와 10센트짜리 은호 ㅏ하나를 떨어뜨렸다. 순간 그는 지난날 자신이 위그든 씨에게 어떤 어려움을 안겨 주었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멋지게 어려움을 해결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는 옛날 위그든 씨가 그랬듯이 똑같이 아이들에게 2센트를 거슬러 주고, 가게를 나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있었다. 

"물고기를 얼마에 주었는지 알기나 해요? 무슨 일인지 설명해 보세요!"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에게 그는 위그든 씨의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마쳤을 때 아내의 눈시울은 젖어 있었다. 

"아직도 그날의 박하사탕 향기가 잊혀지지 않아." 

나는 어항을 닦으며 기억 속 위그든 씨의 나지막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_ 폴 빌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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