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총,균,쇠’로 잘 알려진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3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지리학과 교수가 방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한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난 5월 출간한 신간 ‘대변동-위기, 선택, 변화’ 소개를 전했다. 또한 한국이 겪고 있는 대내외적인 상황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다이아몬드 교수의 이번 신간 ‘대변동-위기, 선택, 변화’는 위기를 겪었던 6개국의 극복과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해 파악해나간다. 그는 위기를 인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선택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이 겪고 있는 위기적 상황을 언급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의 가장 큰 위기와 문제는 오래 가까이 살고 있는 북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과 일본, 중국과 미국의 관계 등을 언급하며 위기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전했다.
 

 


◆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평화의 지름길

 

북한을 한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위기라고 말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관계를 예로 들면서 위기 대처법을 말했다. 그는 “핀란드는 국가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구소련을 옆에 두고도 오랫동안 독립국가 지위를 누렸는데, 이는 꾸준히 대화했기 때문이다”라며 국가 간 소통의 중요성을 짚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핀란드와 러시아는 대통령 뿐 아니라 내각 관리, 하위직까지 직급을 불문하고 대화를 이어나갔다며 표면에 드러나는 식의 대화방법이 아닌 지속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어쩌다 한 번 이뤄지는 남북 정상회담 때마다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보다 물밑에서 북한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만이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균형이 필요한 국제 정세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안고 있는 국제 사회 위치에 대한 위기도 언급했다. 특히 최근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서는 독일과 폴란드의 관계를 언급했다.

 

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독일 지도자들은 나치 행위에 대해 감정도 없고 설득력도 없는 사과를 했다. 그러다가 브란트 총리가 바르샤바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즉흥으로 사과한 적이 있었다. 원고를 버리고 진심으로 전한 사과였기에 폴란드 사람들은 그 사과를 받아들였고, 이후 양국 관계가 좋아졌다”며 독일이 취하고 있는 태도에 대해 말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입장에 대해서는 ‘균형’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식 속담인 ‘어려울수록 균형을 잡아간다’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 미국과 비교해 약소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꼭 둘 중 어떤 국가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러시아와 서구 사이에 껴 있었던 핀란드는 양쪽의 말을 다 수용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짚으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다이아몬드교수는 “일각에서는 앞으로가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단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중국이 거대하고 강력한 국가인 것은 맞지만 국가 내 견제나 자정능력이 없는 독재국가라는 치명적인 결함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다이아몬드 교수는 세계에 닥친 위기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붕괴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저는 없겠지만 다음 세대가 살아갈 곳이 더 나은, 살기 좋은 세계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려고 책을 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