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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정은상의 讀한기운, 독서를 깨우다_(8)단축의 시대
정은상(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  stevejung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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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2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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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상(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우리는 지금 단축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근로시간이 짧아지고 소비 패턴도 짧아지고 집중력도 짧아지고 있다. 모든 것이 짧아지고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이런 시대적 흐름은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는 무엇이든 짧아야 주목받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짧은 것을 원하지만 독서는 짧으면 짧을수록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단축의 시대에 차별화 하면서 살아남는 방법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하고 깊고 넓게 독서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짧아서 좋은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분명히 있다. 성인 뿐 아니라 학생들의 단축에 대한 생각과 행동은 심각한 수준이다. 과정은 모두 생략하고 결과만 즉시 보기를 원하는 습관이 생각하는 힘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고 있다. 필자가 매주 중학생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현실이다.

 

지하철에서는 모두가 무료하다고 느끼는 시간을 오로지 소비성이 강한 짧은 동영상이나 드라마를 보고 있다. 한마디로 시간을 죽이는 도구로 스마트폰을 쳐다본다. 나중에 전혀 남을 것이 없는 동영상 보기에 모두 흠뻑 취해 있다. 기회는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가 쳐다보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독서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는 안목이 있다면 그리고 독서 세상에 풍덩 빠져볼 수 있다면 분명히 우리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독서의 세상에도 단축의 영향은 여지 없이 파고 든다. 책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이 최근들어 부쩍 많아졌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독서하지 않고도 누군가 올린 독서 요약을 보고 자신이 마치 독서를 했다는 착각에 빠지고 남에게 독서량을 과시하기라도 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직하게 독서는 자신의 오감을 총동원해서 읽고 요약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저자의 말에 수긍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핵심은 독서를 통해 어떻게 깨달음에 이르는가에 달려있다. 아무리 지식과 정보가 많아도 지혜의 문은 저절로 열리는 법이 없다. 생각이라는 숙성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거기에 도달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축의 시대에 독서 방법도 지름길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지름길 대신 자신만의 독서 방법을 찾아내어 그 길로 가야 한다. 아무리 단축의 시대라지만 흐르는 강물을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그렇게 조용히 독서의 길로 나아가야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가을이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지만 실상 독서하기 가장 어려운 계절이다. 단풍 구경도 가야하고 동창회니 계모임이니 체육대회니 무슨 모임이 그렇게도 많은지. 진득하게 우리를 독서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걷기에도 좋고 여행하기나 온갖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너무나 좋은 계절이 바로 이 가을이다. 세상은 빨리 흘러간다. 특히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낮 시간이 짧아 그런지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 순응하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거부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시대가 단축을 선호하고 있지만 단호하게 독서 세상에는 단축이 없다고 선언하는 용기 말이다. 많은 유혹이 있는 계절이지만 독서만은 놓칠 수 없는 덕목이며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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