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지금의 울산 서생포에 주둔한 왜 군영으로 들어가 가등청정을 만났다. 가등청정이 휘호를 청하자 사명대사가 글을 써 건넸다.
[자기 물건이 아니면 털끝만치라도 취하지 말라]
남의 땅을 탐내 쳐들어온 침략자가 물었다.
"조선에는 무슨 보물이 있소"
사명대사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조선에는 보물이 없고 일본에 큰 보물이 있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가등청정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사명대사가 말했다.
"나라에서 그대의 머리를 가져오면 큰 상을 주기로 했는데 금으로는 천 근이요, 벼슬로는 만 호 고을 원을 준다고 하니 이만한 보배가 어디 있겠소?"
김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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