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기술의 70년 발자취를 찬찬히 돌아보는 동안 우리는 오늘과 미래의 얽힌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대 한국의 경제사나 산업의 발전사를 정리하려는 시도는 많았으나, 산업의 바탕을 이루는 한국 기술의 독특한 발전 과정은 지금까지 거의 해석되지 않았다. 이에 2016년 최고의 산업기술 권위자들이 모인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이 ‘한국 산업기술의 역사’를 정리하겠다는 대담한 도전에 나섰다. 먼저 편찬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277명의 전문가와 100명이 넘는 감수자들이 4년여에 걸쳐 당시의 주역을 만나고 자료더미와 씨름한 끝에 2019년 초에 원고지 3만매 분량의 ‘한국산업기술발전사’를 세상에 내놓았다.

▲ 한국공학한림원 (지은이)/지식노마드


이 책 ‘대전환’은 그렇게 정리한 산업기술발전사를 토대로 10개 산업 분야를 가로질러 일관된 시작에서 한국의 산업기술 발전 과정을 한 권으로 정리해낸 통사에 해당한다. 책임 집필자 이정동 서울대 교수(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 저자)는 ‘들어가는 글’을 통해 ’한국 기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그 저력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찾으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 산업기술의 발전 과정을 ‘도전과 전환’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한다. “한국은 누구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결정으로 벅찬 목표에 도전했고, 힘겹게 성취하면서 한 칸씩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 이러한 미시적인 도전과 성취의 과정 위에서 약 15년 주기로 대전환을 겪으면서 스스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왔다.”


그리고 한국 산업기술의 발전을 가능케 한 요인을 7가지로 정리하며, 생생한 현장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나씩 설명해나간다.
(7가지 성공요인: 생산과 기술의 공진,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인적자원의 육성, 해외기술의 활동, 글로벌 시장에 도전, 기업가 정신의 발현, 정부의 정책적 지원)


‘도전과 전환’, 그것을 가능케 한 7가지 성공 요인은 과거 한국 산업의 기술발전 과정을 요약하는 키워드이면서 동시에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에 묻는다.
기술 패권을 둘러싼 전쟁을 앞두고 한국 산업의 생태계와 기술개발의 현장은 어떤 대담한 도전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한국 산업이 또 한 번의 대전환기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가?
나아가 전환의 방향에 대해 국가적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가?(출판사 제공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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