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맷 데 라 페냐, 그림 크리스티안 로빈슨

서평자 : 한남대 문헌정보학과 정성비

먼저 이 책에서 다양한 교통수단 중 버스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버스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할머니와 시제이의 목적지는 마지막 버스 정류장이다. 먼 거리를 택시가 아닌 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버스가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목적지인 마지막 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할 것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기타를 만지고 있는 사람, 문신을 한 민머리의 아저씨, 나비가 든 유리병을 들고 있는 보자기를 쓴 아주머니,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임산부, 그리고 시각장애인까지 버스에 탄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지녔다. 우리는 버스를 이용하며, 사회에 정말 다양한 사람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렇듯 모두가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남으로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경험이다. 시제이는 귀로 세상을 보는 법, 미디어가 아닌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음악을 들었을 때의 감정을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은 ‘버스’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궁금한 것이 많은 어린 시제이의 질문에 할머니의 현명한 답이 필자의 어린 시절이 떠올리게 만들었다.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냐는 시제이의 질문에 할머니는 나무가 굵은 빨대로 비를 먹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필자 역시도 어렸을 적 엄마나 아빠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그중 기억나는 것은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본 달은 마치 나를 쫓아오는 것 같아 보였고, 이에 필자는 엄마에게 왜 달은 우리만 쫓아오는 것이냐고 물었다. 엄마는 ‘우리 딸이 예뻐서 집에 가는 길 비춰주려 따라오나 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의 어린 필자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고 조금 더 큰 뒤에 그것은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현재의 필자는 엄마의 현명한 대답에 감탄했다. 질문으로부터 대답하기까지의 그 짧은 순간 아이의 동심을 지켜줄 대답을 해주었다는 것에 말이다. 이처럼 동화책 속 할머니의 대답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졌고, 동시에 어린 시절의 엄마의 대답이 떠오르며 지금의 필자에게까지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따라서 아이들은 이 동화책을 읽으며, 그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대답이 그들 마음속에 따뜻하게 자리 잡을 것이고 성장 한 후에도 그것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또, <행복을 나르는 버스>에서 가장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왜 이곳은 항상 지저분하냐는 시제이의 질문에 할머니는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나 있단다. 늘 무심코 지나치다 보니 알아보지 못할 뿐이야.”라고 대답한 부분이다. 이 점에서 행복은 우리 곁에 있기보다는 내 안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같은 더러운 길을 걸으면서도 누군가는 더러운 길의 상태에 기분이 나쁠 수 도 있고, 누군가는 예쁜 하늘을 보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이 점에서 행복의 원천은 외부환경에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잡으려고 애쓰며 고생하던 것을 그만 두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행복을 알지 못했다면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을 아마 손으로 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행복을 외부에 있는 물리적인 어떤 요소로 정의를 내렸기에 그렇다. 그렇기에 외부의 물질에 의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할머니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의 바탕이 ‘행복’이라면 그 더러운 거리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의 원천을 외부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안에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유혹하는 외부의 자극적인 물질에 사소한 것을 자연스럽게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이번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읽으며, 그동안 지나친 사소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작지만 행복한 것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할머니처럼 자신의 내면에 있는 행복에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는 어른은 그 동안 자극적인 물질에 익숙해져 온 아이들의 시각의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이가 쉽게 지나친 자연, 사물, 감정을 되돌아보며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읽으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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