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자 : 최연우(한남대 문헌정보학과 3학년)

     
 

도서명 : 돌멩이 수프

저자 : 마샤 브라운 지음

출판사 : 시공주니어

 

돌멩이 수프로 보는 동화책 읽는 법

돌멩이 수프를 아시나요? 동화계에서 권위있는 칼데콧상을 받은 돌멩이 수프! 유명한 만큼 많이 각색되어 알려지기도 했죠. 돌멩이 수프는 긴 전쟁이 끝나 굶주린 군인 세 명이 한마을을 찾아가는 걸로 시작합니다. 그들은 마을에서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원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를 거절하죠. 이때 군인들은 돌멩이 수프를 떠올립니다. 이 수프에는 큰 솥과 물, 돌멩이만 있으면 되죠. 하지만 고기, 당근, 감자가 들어가면 더욱 맛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돌멩이 수프를 위해 다양한 재료를 들고 옵니다. 군인들은 재료를 몽땅 솥에 넣고 끓였습니다. 끓이고 끓여 돌멩이 수프가 완성이 되고 마을사람들은 잔치를 벌이죠. 모두 하하호호 즐겁게 놀다가 군인들에게 제일 좋은 잠자리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군인들은 마을을 떠나고 사람들은 돌멩이 수프만 있으면 걱정 없이 살수 있다고 말합니다. 군인들의 지혜로 마을사람을 휘어잡는 이야기로 보이시나요? 좀 더 깊게 들어가 봅시다.

 

마을 삶들은 군인에게 제공할 음식이 있으면서도 이를 거절합니다. 마을사람들이 야박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작가와 책의 배경을 알아봅시다. 돌멩이 수프의 저자 ‘마샤 브라운’은 1900년대 초 미국에서 태어납니다. 이 시대는 세계전쟁이 발발했던 때입니다. 저는 이 시대를 살아온 작가의 삶이 책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그 근거를 설명하기 위해 책의 내용을 살펴볼까 합니다. 책은 ‘전쟁이 끝나고’라는 말과 시작합니다. 주인공들 또한 전쟁에서 돌아오는 군인들이죠. 전쟁은 군인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의 삶도 고단하게 만듭니다. 이를 통해 마을 주민들도 살기 힘든 상황임을 추리해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얼마 없는 식량을 지키려고 한 사람들. 그래도 마을 사람들이 야박하다고 느껴지시나요?

 

이번에는 군인들에게 시선을 돌려봅시다. 군인들은 마을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지 않자 돌멩이 수프를 생각해냅니다. 사실은 돌멩이로 끓이는 것이 아닌 마을 사람들이 가져온 재료로 만드는 수프이죠. 이는 거짓말로 음식을 얻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들이 과연 자기들 배만 채우자고 돌멩이 수프를 생각한 걸까요? 만약 그랬다면 작은 냄비에 끓이면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주 커다란 솥에 수프를 끓이고 주민 모두에게 나눠줍니다. 마을 사람들은 잔치를 열고 오랜만에 즐겁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군인들이 자신의 배만을 채우기 위해 그런 꾀를 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꾀’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지혜’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그들의 지혜는 마을 사람들이 나누는 법을 알게 해주었으니까요.

 

동화책을 깊게 생각하며 읽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물론 가볍게 읽어야 하는 동화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깊게 생각해야 하는 동화책도 있습니다. ‘돌멩이 수프’가 바로 그런 책입니다. 주인공들의 삶의 배경을 생각하고 그들 행동의 의도를 파악하면 책이 달리 읽힙니다. 만약 이 책을 가볍게 읽었다면 이 책은 속 좁은 마을 주민과 거짓말로 배를 채우고 좋은 잠자리를 얻은 군인들의 이야기로 기억될 것입니다. 동화책을 마냥 어린 아이들이 읽는 것으로만 보고 가볍게 읽지 말고, 좀 더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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