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인생에 미치는 악惡영향

정체성이 없으면 동기부여를 받기 힘들다.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과 청소년도 지식과 기억이 없기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건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나이에 맞는 기억을 형성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거나,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국희 (지은이)/이너북스(innerbooks)

정체성을 망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도구가 ‘스마트폰’이다.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를 밀어 붙이는 주의집중력이 필요한데, 집중력을 방해하는 1등 공신(?)이 스마트폰인 것이다. 현재 10대 청소년들은 1시간에 27개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하루에 150회~190회 정도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하루에 소비하는 영상 정보는 34기가바이트인데, 이는 영어 단어 10만 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인간의 의사결정에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주의력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2분마다 어떤 동영상을 볼지 결정하는 주의력과 3시간 운동을 할지 결정하는 주의력의 크기는 같다. 하지만 그 효율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왜 인간은 2분짜리 동영상에 중독되는 걸까?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 뇌는 짧은 의사결정과 과업 수행에도 뭔가 성취감을 느낀다. 이런 작은 성취감에도 도파민이 생성되지만 그 분비량이 감질나기 때문에 또 바로 짧은 과업으로 넘어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것이 게임과 도박에 중독되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기억도, 학교에서 뭔가 성취한 기억도 없이 짧은 만족에 안주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동영상을 많이 봐도, 창의적인 게임을 해도 뇌에는 일말에 도움도 안 된다. 후두엽만 자극할 뿐이다. 후두엽은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냥 쌓였다가 지워진다.


내 것은 내 안에서 나온다. 창의성, 공부 모두 기억에서 시작한다. 내 뇌가 나다. 우선 뇌에 무엇이든지 넣어야 한다. 맛있고 색다른 주스를 만들려면 기존의 재료만으로는 안 된다. 뇌 속에 여러 정보. 음악, 미술, 사회, 경제 등 국영수말고도 다양한 정보를 넣어야 한다. 그래야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색다른 정보가 탄생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장시간 노력하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건 그냥 문제 풀이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어휘력이 없는데 글 쓰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고, 영어 단어를 모르는데 영어 토론 수업에 등록한 것과 같다. 속이는 공부는 나의 기억이 될 수 없다. 쌓였다가 지워진다. 학습을 재단하지 말고, 어떤 쉬운 방법을 찾지 말라. 공부와 삶은 다 힘든 것이다. 기억은 반복으로 저장된다. 호모사피엔스의 본질은 기억이다. 기억을 활용해 상상력을 재배열했고, 변화에 대응했다. 요즘은 이해라는 단어로 공부와 인식을 표현한다. 이게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통째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버려서는 안 된다.(출판사 제공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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