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배 (장충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서울행복진로직업박람회 직업카드 상담위원으로 참여했을 때이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자리에 앉았다. 직업카드를 살펴보며 관심 있는 직업과 관심 없는 직업으로 분류하게 하게 했다. 아이가 분류하는 것을 보고 있던 어머니는 “너 의사 하고 싶다고 했잖아?”라며 아이가 의사 직업 카드를 관심 없는 곳으로 분류하자 대뜸 한 마디 던지며 아이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어머니는 이미 아이를 의사로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어머님은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아이에게 계속 진행시키며 진로상담을 해줬다.

 

어려서부터 꾸지람과 지나친 간섭은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성장하게 만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들도 실상 깊이 들여다보면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다. 자존감이 낮은 이유는 친구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가정에서의 부모 형제간의 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은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즉, 가정에서의 부모와 형제 자매간의 관계가 긍정적인 자존감으로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긍정적이고 학교에서도 해야 할 일과 규칙들을 잘 지키려 한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실패하거나 경쟁에서 지고 나면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을 따져 보기 보다는 남의 탓을 많이 한다.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 때문에 실패했다는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다.

 

자존감이 높고 낮음은 학업 성적과 인성 부분에도 영향을 준다. 어려서부터 슬프거나 기뻤을 때의 감정 표출을 하고 어려운 역경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향성을 부모와 교사가 지도해야 한다. 14세부터 20세까지는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다. 대인관계, 친구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시기이다. 아이들의 행동이 문제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아이의 심리상태를 잘 파악하여 자아정체성이 혼란한 청소년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자존감이 높은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독서를 통해서도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평소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부모는 자녀의 눈높이에 맞는 독서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녀들에게 독서를 어떻게 장려할 것인가? 필자가 쓴 <청소년을 위한 진로멘토링38>에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책 읽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첫째,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가족들의 공간인 거실은 텔레비전 보다는 서가를 배치하여 거실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자. 텔레비전은 안방으로 옮긴다. 그리고 집안 곳곳에 책을 한두 권씩 비치하여 책과 친해지게 해야 한다.

 

둘째, 부모도 같이 책을 읽자. 아이들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하면서 부모는 텔레비전을 본다면 자녀는 제대로 책 읽기에 집중하지 못한다. 지난 6월 출판기념회 이후 가정에서 네 가족이 모여서 독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학부모님이 계셨다. 가족 독서 모임 이후 청소년기의 자녀를 이해하게 되었고 아빠와도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족 모두 독서를 할 수 있는 가족 문화를 만들어 보자.

 

셋째, 인터넷으로 도서를 구매할 수도 있지만 자녀와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자. 대형 서점에는 많은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책을 읽을 호기심이 일어나게 해줘야 한다.

 

넷째,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자. 강제적으로 읽게 하지 말고 아이와 소통하며 아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아이 스스로 독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갈 수 있게 북돋아 줘야 한다.

 

다섯째, 롤모델이나 꿈을 찾을 수 있는 도서를 중심으로 읽게 하자. 책 속에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다. 독서를 통해 롤모델을 정하고 자신의 진로목표와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을 키운다. 책 속에 있는 롤모델은 자존감이 높아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청소년들의 성장소설, 위인전, 자기계발서 등 용기를 주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독서를 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고 독서 계획을 스스로 세워 실천해 나가는 것부터가 자존감을 스스로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때로는 부모의 간섭도 중요하지만 자녀가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키워줘야 한다.

 

시간 날 때 독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라도 독서를 통해 여러분들의 삶에 가치를 발견하고 자존감을 향상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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