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상(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오래 전에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CF광고가 있었다. 우리 삶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정답은 옳은 답이고 해답은 질문이나 의문을 풀이하는 것이다. 대답은 상대가 묻는 것에 대해 해답이나 자기의 뜻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대답은 질문하기 나름이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진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생각의 힘을 키우기 위해 독서를 많이 하고 질문을 잘해야 한다고 매주 강조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에 질문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도하는 내용에 대해서만 이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점차 성장하면서 질문을 잘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매주 2시간씩 질의응답식으로 꾸준히 수업을 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필자는 얼마전부터 조평인 즉, 조금은 평범한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다. 일면 다짜고짜 인터뷰다. 지인들을 만나면 그들의 근황을 묻고 셀프홍보를 도와주기 위해 시작했다. 동영상이 만들어지면 유튜브, 네이버TV 그리고 카카오TV에 올린다. 조평인의 특징은 인터뷰어인 필자가 사전에 질문할 내용을 인터뷰이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인터뷰를 많이 해 본 필자는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 어느 정도 머리속에 구상하고 있지만 인터뷰이는 전혀 모르고 인터뷰를 시작한다. 질문을 미리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우선 긴장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평소 자신의 인생철학이 술술 나온다. 혼자서 하는 동영상 촬영에 비해 질문하고 대답하는 형식이므로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당연히 NG도 없다.

 

수년 전에도 갤러리 카페에서 매월 작품을 전시하는 화가들을 대상으로 전시회 오프닝 할 때 지인들을 모셔놓고 이런 대화식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여러번 있다. 인터뷰 하기 전 화가를 만나면 가벼운 인사만 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인터뷰에서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인터뷰 동영상 촬영을 마치고 유튜브에 업로드 하기 전 그 동영상을 화가에게 전달하고 수정보완 할 내용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그냥 그대로가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평소 말하지 못했던 인생 철학과 작품 설명까지 하게 되어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았다. 좋은 대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잘하게 될까? 뭐니뭐니해도 다양한 카테고리의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해보는 방법이 최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의 대가가 되기 원한다. 질문을 잘하려면 경청의 기술을 가져야 하고 특히 공감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질문자 위주가 아닌 인터뷰이와 청중이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감사하게도 질문에 대해 많은 저자들이 책을 내놓았다. 질문도 독서하며 열심히 공부해야 잘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은 질문 능력을 키우는데 적합하지 않다. 아주 어려서부터 문제를 푸는 정답 찾기에만 온 힘을 쏟기 때문이다. 그러다 막상 학교를 졸업하고 비즈니스 일선에 나오면 질문을 제대로 하지 못해 쩔쩔매고 당황한다. 그나마 일찌감치 이를 깨닫고 노력해서 질문의 달인이 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대답은 저절로 척척 나오지 않는다. 대답은 질문하기 나름이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