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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의 讀한 순간(10) 책읽는 자 강하고 강한 자 살아남는다
황민규(지식혁명연구소 소장)  |  mkedwa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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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4  21: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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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민규(지식혁명연구소 소장)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교보문고 입구의 큼지막한 돌에 새겨진 글이다. 이 글에는 창업주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과 꿈이 서려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17년에 태어난 그는 여러 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이후 보통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나이가 많아 입학이 거절되자 ‘천일 독서’를 목표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낮에는 밭에서 고된 노동을 하고 밤늦게 책을 읽는 생활이었다. 그 중 『헬렌 켈러』와 『카네기 전기』는 그의 인생을 바꾼 책들이었다.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시작하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불우했던 카네기의 성공 신화에 큰 도전을 받았다.


그의 가문은 아버지 신예범과 형제들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가담함으로써 대가를 톡톡히 치른 애국애족의 가문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가와 민족이 바로 설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교육’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일본과 중국 북경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1958년 대한교육보험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매일의 밥걱정이 주요 관심사인 그때에, 생소한 보험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보험을 준비한 선각자였다. 전쟁의 폐허와 나라도 작고 자원도 부족한 나라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인재양성에 있음을 인지한 것이다. “사람이 곧 미래다” 같은 슬로건을 이미 한 세기 전에 예견한 것이다.
 

그의 호는 대산, 큰 산이란 뜻이다. 모든 인간과 자연을 넉넉히 품을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었던 의지의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민족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한 그의 인품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단순한 책장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꿈과 미래를 파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깃들어 있음을 느낀다. 서울의 중심인 종로에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서점을 구상할 때 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금싸라기 땅에 이익도 거의 없는 책장사가 웬 말이냐는 것이다. 일본인의 평균 책 구매량이 연간 10권이고, 미국이 8권, 한국은 겨우 1~2권밖에 되지 않고 시장도 너무 작아서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신념은 확실했다. 


교보문고는 자신의 이익을 간구하지 않고 민족과 사람을 사랑한 그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발로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교보문고를 들어가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다. 책을 팔려는 곳이 아니
라 꿈과 사랑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참 좋다. 거꾸로 해도 전혀 무방하다. 인간적으로 보면 사람이 먼저고 철학적으로 생각하면 책이 먼저다. 인간의 생각은 단순하다. 자신이 있어야 세계가 있고 물건을 만들 수 있다. 그럼 반문해본다. 인간은 누가 만들었는지. 다윈의 진화론을 믿는다면 인간의 조상은 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세상에서 가장 터무니없는 거짓말은 진화론이다. 특히 인간이 박테리아를 거쳐 유인원이 되고 호모 사피엔스 인간이 되었다는 거짓말은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다. 박테리아가 유인원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증명할 방법이 있는가. 유인원이라고 하는 침팬지나 오랑우탄이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극히 일부라도 증명할 수 있는가. 진화론에 따르면 유인원 역시 수만 년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그렇다면 유인원 중에서 똑똑한 개체가 하나쯤 나와야 입증된다. 안 되고 있지 않는가. 우리가 가설을 정설로 믿어버린 오류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도 일반 동식물에게 진화론을 적용하고 있지만 인간의 진화는 근거도 없을 뿐더러 그도 역시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자연의 원리처럼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논리로 산업혁명 시기에 신흥 자본주의자들이 봉건 영주나 수구 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이론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진화론이 아니라면 사람은 자연적으로 생성되었거나 창조주가 빚어냈을지도 모른다. 


책은 파피루스나 양피지, 종이로 만든 물건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책의 본질은 책에 담긴 인간, 자연 그리고 영혼을 통틀어 말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본질이 들어 있고, 자연의 원리와 이치가 들어 있으며 영혼이 글로 표현되어 있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사람, 책, 사람, 책, 사람, 책을 되뇌다 보니 힌두교나 불교의 ‘윤회사상’이 떠오른다.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같이 반복된다는 느낌과 눈송이가 굴러갈수록 커지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위대한 인간은 좋은 책을 만들고 좋은 책은 참된 인간을 만든다. 참된 인간은 좋은 책을 만들고 좋은 책은 위대한 인간을 만든다. 앞뒤를 거꾸로 읽어도 모두가 참이다. 위대한 인간의 삶은 좋은 책이 될 수 있고, 좋은 책은 위대한 인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사람은 책을 먹어야 하고, 책은 사람을 먹어야 산다. 사람은 책을 먹지 않으면 바보가 되고 책은 인간을 먹지 않으면 세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책과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문자라는 도구로 선대의 지식과 지혜를 후대에 전달해주면서 강한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의 경쟁 속에서 책을 통해 누가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획득하고 높은 통찰력을 갖느냐에 따라 성패는 결정된다. 인류의 유산인 책을 읽는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좋은 책을 통해 우리는 거듭나고 위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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