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배 (장충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국어 성적이 저조하여 아이를 독서논술학원에 보냈는데도 학교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데 원인을 모르겠어요.

 

우리는 태어나면서 국어를 배우고 일상생활 활동에서 사용하는 글과 언어도 국어지만 정작 국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다. 새 학기를 앞두고 방학 동안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시켰지만, 학교 수업이 시작되고 시험을 보게 되면 성적이 별로 향상되지 않은 것에 실망한 부모나 아이는 학원을 옮겨야 되지 않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국어 성적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평소 다양한 분야의 균형 잡힌 독서 활동이 국어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 공부에 가장 유익한 기초가 되는 것이다.

독서와 공부를 별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체계적이고 독서활동이 공부로 연결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학생들은 책 읽기도 공부로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의 책 읽으라는 소리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형식적으로 시간만 때우는 독서를 하게 된다. 점차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을 읽지 않으려는 경향도 독서에 대한 유익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온 국민이 감히 꿈꾸지 못했던 4강이라는 성취를 불과 500일 만에 이루어냈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 강호를 이길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축구의 기본을 가르쳤다. 언론과 축구 관계자들이 체력훈련만 한다고 비판을 했을 때도 히딩크 감독은 기본 체력훈련을 중심으로 선수들을 자극하고 독려했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의 운동선수들이 가장 먼저 실시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기초체력훈련이다. 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과서만 외우고 기출문제, 예상문제만 풀기 보다는 독서 능력이라는 공부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쌓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인문학은 우리의 구체적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절실히 필요하며, 인문학이 없었더라면 나도 없고 컴퓨터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으며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항상 변함없이 기술과 인문학 사이에 존재하였다”라며 IT분야에서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독서는 산업 모든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하거나 삶을 살아가는데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주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독서량이 줄어들고 있다. 어려서부터 독서 능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 방법이 아니라 가정에서 학교에서 체계적이고 독서가 생활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독서는 시간이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 중에 반드시 해야 할 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독서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목표와 독서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대학교에서 추천하는 고전이나 교양도서를 읽고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질의 교양 도서를 읽고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현상들에 적용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과, 판단능력, 응용력을 기르는 독서 활동이어야 한다. 중학교 평가에서도 단답형보다는 서술형, 논술형 평가 배점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논술과 대학교 논술 시험에서도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글씨는 스킬이 아닌 폭넓고 균형 잡힌 독서를 통해 사고력과 응용능력을 키워야 한다.

 

몇 권의 책을 읽어야겠다는 독서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방학기간이나 학기별 독서계획을 세울 때는 관심 있는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역사, 위인, 문학, 예술, 과학, 사회과학, 수학, 철학, 기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야 한다. 독서 후에는 독서일기, 개인 블로그, 독서기록장 등에 글의 요점, 주제, 관심 있는 문구,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해 둔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정리하는 습관을 꾸준히 1~2년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관련 분야와 책의 난이도를 분류하는 안목이 길러지고 자신의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논리적으로 구축하고 사고의 체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 끼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야하듯이 독서활동도 일상적인 습관이 생활화 되어야 한다. 교과서, 문제집만 수백 권 푼다고 시험성적이 향상되지 않는다. 일시적인 향상은 가져오겠지만 그런 공부는 시험만 끝나면 백지처럼 모두 기억에서 사라진다. 깊이 있는 독서 활동이 깊이 있는 공부가 되고 성적도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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