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확산의 진원지가 신천지로 알려지면서 각 지역별 대학가에는 때 아닌 비상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대학가에 포교활동을 하는 신천지 교인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평소 신천지 교인들이 대학생 대상 포교 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이면서, 학내구성원들과 마찰을 빚어온 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대학 내에까지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재적인원이 약 5만여명에 달하는 신천지 베드로지파(광주·전남) 중 규모가 가장 큰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인근에 있는 전남대학교의 긴장감은 더 크다.

대학 측은 우선 교문 출입문에 '신천지 대구 및 광주 교회의 최근 행사에 참석했거나, 관련자와 밀접 접촉한 분들은 되돌아가 달라'는 내용이 크게 적힌 긴급 공고문을 내걸었다. 또 신고 구성원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을 약속하면 자진 신고와 자가격리를 독려하는 내용도 공지했다.

 

전남대 대학본부는 지난 24일 긴급비상대책 회의를 열어 신천지 관련 코로나19 확산 예방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학내 구성원 중 신천지 교인을 확인할 길이 없고, 자진신고를 독려해도 신고한 사례는 거의 없어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 이력 확진자와 같은 헬스장을 다닌 접촉 이력이 확인된 학생 등 30여명을 관리하는 등 확산세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조선대는 학내 포교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과 이를 어기면 강제 퇴교 조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총장 명의로 내걸었다. 호남대는 각 학과를 중심으로 신천지 관련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신학기 기승을 부리는 학내 포교도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광주대는 신입생과 재학생 전원에게 '외부 모르는 사람의 접촉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예정이다.

각 대학 측은 이달 말 중국 유학생 집중 입국 시기를 앞두고 신경을 더욱 곤두세우고 있다. 광주의 각 대학 중국인 유학생 재적인원은 총 2천529명인데, 이 중 1천575명이 아직 입국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집중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대학 측은 대학 내 기숙사 거주 중국 유학생은 선별진료소를 거쳐 2주간 격리하고, 대학 외 거주 유학생은 자가격리를 유도하고 있다. 자가 격리가 끝난 뒤에도 지속해서 의심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한다.

광주의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 숫자가 많아 3단계 집중 관리를 하는 데도 힘이 드는 상황에서 신천지 교인 확진자까지 나와 대학의 긴장감이 말도 못 한다"며 "특히 신천지 교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할 수도 없고, 관련 정보도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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