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면서도 개학일을 당초 예정된 오는 4월 6일 월요일이나 일주일이 연장된 13일이 아닌 주중인 9일 목요일로 잡은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 현장에서는 개학일이 온라인이기는 하지만 사흘 늦춰지면서 “원격수업을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정부의 4월 9일 온라인 개학은 일선 학교 현장의 원격수업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현재 초·중·고의 법정수업일수는 190일로 규정에 따라 연간 최대 10%인 19일까지 감축할 수 있는데 현재 10일을 소진한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감축일수가 9일 정도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온라인이기는 하지만 개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정보기술(IT) 강국답지 않게 우리의 초·중·고교 현장에서는 원격수업 경험이 극히 드물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18년 발간한 ‘중등교육 온라인 개방형 교육체제 구축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고교생 중 원격수업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0.3% 안팎에 불과했다. 중학생의 0.26%(133만4288명 중 3494명), 고등학생의 0.35%(153만8576명 중 5449명)만 원격수업 경험이 있었다. 원격수업이 진행됐던 학교도 중학교 18.9%(3214곳 중 610곳), 고등학교 29.5%(2358곳 중 696곳)에 그쳤다. 원격수업이 교육부·교육청의 ‘시범 사업’ 차원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극히 일부의 교사·학생만 원격수업을 경험해본 탓이다. 그동안 원격수업은 법정수업시수로 인정되지 않아 학생들이 자율로 듣는 교양·심화 수업으로만 열렸다. 시스템과 장비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구매 1년 이내 최신 컴퓨터 보유비율은 초등학교 13.5%, 중학교 11.8%, 고등학교 11.3%였다. 초·중·고교의 55∼60%는 1∼5년 된 컴퓨터를 보유했고, 30%는 구매 5년이 넘은 낡은 컴퓨터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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