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경영고의 창의 인성 교육 실천 현장 '세족식'을 가다

▲ 세족식 참가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조은비 기자)
안양시 평촌경영고등학교(이하 평촌경영고)는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학생들이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는 세족식을 진행했다.

지난 해부터 교장선생님의 주도로 준비해왔던 세족식은 최근 세월호 참사 등의 여러 사고들로 취소될 뻔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족의 소중함을 돌이켜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계획대로 진행됐다.

▲ 부모님들 앞에서'어버이의 은혜'를 부르는 학생들(조은비 기자)
세족식은 100여명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부모님께 바치는 아들의 편지와 딸의 헌정시로 시작했다.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함께 '어버이의 은혜'를 부르며 와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세족식은 학생들이 부모님의 발을 미리 학교 측에서 준비한 약초 물로 씻겨드리며 진행됐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발을 정성스레 씻는 자식의 모습을 한 결 같이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의젓한 아이의 모습에 눈물을 보이는 어머니도 있었다.

▲ 최웅재 평촌경영고 교장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조은비 기자)
평촌경영고의 첫번째 세족식을 맞아 최웅재 평촌경영고 교장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몸이 맞닿을 때 사람을 따뜻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드러내어 표현하기는 쑥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부모님께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며 앞으로도 이것이 학교의 전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세족식에 참석한 한 2학년 학생의 아버지는 "우리아이들의 마음에는 항상 생각은 있지만 실제로는 잘 표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세족식을 하면서 너무나 기분이 좋고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눈물을 훔치는 학부모(조은비 기자)
한편, 평촌경영고는 창의인성 교육의 일환으로 '내 일을 job아라!'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사랑의 공부방'과 '행복 비전 리더쉽'이다. 특성화고등학교라는 특성상 졸업 후 진학보다는 사회진출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특색활동들은 전문 교과와 연계한 다양한 직업진로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업은 주로 방과 후 학습을 이용해 진행한다.

'사랑의 공부방'은 급우 멘토제로,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멘토 학생들이 학습 도우미 역할을 통해 학습 내용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희망자를 지원받아 14명의 담당 교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욕도 높고 선생님들도 학생들 간의 문제점이 생기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 학생들이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고 있다(조은비 기자)
성적우수자는 친구에게 알려주면서 배운 내용을 재학습하고, 학력부진학생은 친구에게 보다 쉽게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참가학생들의 학업성취가 학교 평균보다 8~9점 높다. 학부모들에게도 친구사이가 돈독해지고 사교육비 부담 없이 공부도 된다는 점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행복비전 리더쉽'은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들이 대상으로, 자아 존중감과 성취감을 높여 자기 통제력과 사회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준비됐다. 평촌경영고는 1, 2학년 학생 중 교사 추천 등으로 선발 된 30여명의 학생들에게 인성교육과 체험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심리극을 활용한 집단상담', '내 삶의 메인 프로젝트' 등의 인성교육과 제과제빵, 바리스타 교육 등 다양한 체험들로 학생들이 더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할 기반을 가꿔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 기특함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머니들(조은비 기자)
수업보다 즐겁게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에서 학교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서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거부감도 줄여 출석률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행복비전 리더쉽'을 진행하고 있는 교사는 "참가한 학생들이 표정부터 많이 밝아졌습니다. 몸가짐도 예전에 비해 훨씬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라고 밝혔다.

사실 평촌경영고의 창의인성 교육은 3년 전부터 이어왔다. 그러나 단순한 자존감 형성을 넘어 학생들이 사회에서 가지게 될 직업과 맞닿아 있다는 점은 이곳만의 특성이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경영과라면 사이버 상의 윤리의식, 광고디자인 경영과라면 저작권 문제 등의 직업윤리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다.

▲ 학교 도서관에 걸려있는 창의 인성 모델학교 구성표(조은비 기자)
김풍환 평촌경영고 교감은 "예전에 특성화고 학생들은 직업윤리라고 해서, 인사 잘하기 등 직장 예절과 서비스 정신을 주로 교육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한 단계 더 높게 책임감, 소명의식,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함양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며 학교 인성교육도 시간에 따라 진화하고 있음을 말했다.

평촌경영고는 올해 특성화고로는 드물게 올해 창의인성 모델학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학생들의 인성함양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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