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상(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나이가 들면 동년배 중에서도 유독 젊어 보이거나 늙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이런 말도 있다 50대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각각 3이고 60대는 4라고 한다. 이 말은 같은 나이인데도 50대는 세 살 어려 보이거나 세 살 많아 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최대 여섯살까지 차이가 난다. 60대는 최대 여덟살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P작가는 50대 중반이다. 그럼에도 외모는 물론 말투까지도 40대로 보인다. 필자도 나이에 비해 젊어보인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 편이다. 나이 들면 트렌드에 둔감해진다고 한다. 나이가 많아 트렌드를 모르거나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MZ세대 못지 않게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MZ세대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총칭이며 1030세대이다. 

 

P작가와 필자가 비교적 젊어 보이는 이유는 바로 독서의 힘이다. 5060세대가 절대로 MZ세대와 같은 수준으로 트렌드를 소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독서를 통해 트렌드의 변화를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다. 트렌드 세터(trend-setter)란 의식주와 관련한 각종 유행을 창조, 수호, 대중화 하는 사람을 말한다. 눈앞을 지나가는 트렌드를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고 그 속에서 무엇인가 발견하려는 관찰력을 키우면 트렌드 세터가 될 수 있다. 트렌드 세터가 되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소위 예견력이 크게 향상된다. 예견력이란 앞으로 닥쳐올 일을 미리 내다보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갖춘 트렌드 세터는 창직으로 평생직업을 찾아내는 데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트렌드 세터는 유연한 사고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세상을 흑백 논리로 양분해서 보지 않고 중간에 회색 지대도 존재함을 믿는다. 유연성은 경직된 사고력과는 판이하게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독서는 의식적으로 트렌드 세터가 되려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런 성향을 갖도록 도와준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트렌드는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트렌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따라갈 수 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려두면 어느새 새로운 트렌드가 생뚱맞게 다가온다.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하면 나이에 상관 없이 꼰대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른 방법으로 꼰대 탈출을 하려하지 말고 트렌드 세터가 되려는 시도를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P작가는 모르는 게 별로 없다. 그가 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주제가 아니더라도 세상의 흐름을 꿰뚫고 읽어낸다. 만물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이런 트렌드 세터의 반열에 올라온 것은 필자가 보기에는 틀림없는 독서의 힘이다. 끊임없이 다양한 장르의 독서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필자도 P작가처럼 트렌드 세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서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기 때문에 쉬지 않고 독서에 매달리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한창인 요즘은 독서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집이나 사무실에 갇혀 무료하게 시간을 죽이는 대신 적극적으로 독서를 통해 트렌드 세터가 되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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