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재발견
1만 시간의 재발견

     

안전지대인 컴포트 존을 벗어나서 1만시간의 의식적이고 목적이 있는 훈련을 하라!!

 

“절대 음감을 가진 거의 모든 사람이 ‘아주 어린’ 시기에 음악 교육을 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상당히 많았다. 일반적으로 3세에서 5세 사이에…”

 우리 집 큰 아이 세 살 때 일이다. 아이를 데리고 우리 동네 피아노 학원을 찾아 다녔다. 한글도 떼기 전에 아이에게 음악세계의 문을 열어주기 위함이었다. 아이는 그렇게 피아노와의 인연을 시작하고 고 1 때 코로나로 학원이 폐업하기 전까지 피아노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아이가 세 살 무렵부터 일곱 살 때까지 난 100여 번 정도 아이와 함께 음악회를 찾아 다녔다. 당시 그가 바쁜 날이면 운전을 하기 전이라서 작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큰 아이가 작은 아이 유모차를 밀면서 강남으로 양재로 음악회를 다녔다. 그 때 큰 아이는 집에서 쉴래? 동생 유모차 밀고 음악회 갈래? 하면 당연히 언제나 후자를 택했고, 작은 아이 유모차를 밀었다. 그 때가 큰 아이 세 살 무렵이었다.

 그 후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졸업 선물로 그가 나와 두 아이에게 홍콩여행 15일을 선물할 때 일이다. 홍콩의 어느 곳에선가 야외 무대가 있었다. 큰 아이에게 즉석 피아노 연주를 제안했다. 망설이던 아이가 조심스럽게 무대에 앉아 멋지게 한 곡을 연주했다.

 감동이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다.

 학원에서 원장님이 여러 번 큰 아이에게 음악의 진로를 권했으나 아이는 단호했다. 음악은 내 평생의 친구이지만 이건 직업의 길이 아닌 취미일 뿐이라고 했다. 그렇게 음악이 없으면 단 하루도 살기 어려운 아이는 절대음감이다. 결코 어린 시절 큰 아이에게 비싼 음악교육을 시키지는 않았다. 그저 매일 1시간의 피아노 학원이 전부였고, 일곱 살까지 100 여번은 참여한 무료 음악회가 전부였다. 그 시간들이 큰 아이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인가?

 <<1만 시간의 재발견>>이란 책 속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구부러진 어린 가지 효과.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일수록 어른의 뇌에 비해 적응력이 뛰어나서, 어릴수록 훈련이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이다. 큰 아이가 세 살 무렵 접한 음악의 세계는 큰 아이에게 절대 음감이란 선물과 함께 음악이란 평생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우리 집안에 음악가는 없지만 큰 아이에게 음악이 제공해 준 환경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주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은 아이가 편안할 수 있는 컴포트존인 가정을 벗어나도록 하는 의식적이고 목적이 있는 훈련의 과정이었다.

 큰 아이는 요즘도 자신이 좋아하는 콘서트에 가고 싶어하고, 하루 종일 다양한 종류의 음악과 함께 해야 한다. 분명 음악에 대해 관심이 적은 엄마와는 음악에 대한 대화의 수준이 다르다.

<<1만 시간의 재발견>> 이라는 책의 저자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유는 그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항상성이라는 편안한 틀 안에서 사는 데 만족하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무언가를 지금보다 훨씬 잘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도록 압박하고 강제할 필요가 있으며,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컴포트 존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가정이라는 안전한 컴포트 존을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과 함께 여행이라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늘 함께 두 아이에게 안겨주었다. 초등학교 5학년과 4학년 때부터 여름방학 겨울방학이면 한달씩 보름씩 어디론가 아이들과 훌쩍 떠나곤 했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동남아로 유럽으로 30여 개국을 여행하게 되었다.

 그 덕분인지 두 아이는 이제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설레임을 갖게 되었고, 공동체 안에서 팀 활동에서 잘 어울리며 협력하고 성과를 이루어 내는데 탁월성을 나타내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구부러진 효과, 항상성, 컴포트 존을 벗어나라는 의식적이고 목적이 있는 연습과 훈련을 두 아이에게 훈련하며 지난 세월이 어느 새 19년이 흘러간다.

 코로나 시대에 급변화는 국내외 정세 상황 속에서 아이들에게 음악과 여행은 삶의 숨통이 되어 주었고, 친구가 되어 주었다. 이 과정에서 두 아이는 언제나 좋은 인생의 코치와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인생이란 무대에서 가정이란 안전한 컴포트 존을 벗어나려는 의식적인 노력, 어린 시절의 구부러진 효과를 바탕으로 한 항상성, 이를 의식적이고 목적이 있는 연습으로 이어가는 노력은 분명히 우리 삶에 방향의 전환점을 맞이할 만큼의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간단했다. 놀이를 통해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다. 1980년 대 초 시카고 대학교 심리학자 벤저민 블롬의 연구는 전문가들의 유년 시절에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유독 그들만이 비범한 능력을 발전시킨 이유를 말해줄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는 각각의 여섯 분야 120명의 전문가를 선별하여 연구한 결과 공통점을 찾았다. 그 첫번째 단계는 어린아이들이 놀이처럼 재미난 방식으로 훗날 자신의 관심 분야가 될 무언가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 큰 아이가 음악과 여행을 놀이로 접했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우리 큰 아이의 비전 중 음악과 여행은 직업이 아니라 취미이고 진로의 비전은 다른 곳에 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깨달아 가는 것은 무엇을 하던 그것으로 인해서 성장하려면 저자의 주장처럼 안전지대라 생각하는 자신만의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 하고, 그 후에는 놀이처럼 가볍게 그 일을 시작해서 1만 시간이라는 의식적이고 목적이 있는 연습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은 삶에서 의미 있고, 이를 통해 누군가를 돕는 일은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은 누군가를 돕는 일이다.”라고… 하지만 한 분야의 최고가 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삶의 안전지대인 컴포트 존을 벗어나서 성장하기 위해 1만 시간의 의식적이고 목적이 있는 훈련을 하는 과정은 분명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배움의 길을 열어 준다. 같은 1만 시간이라도 목적없이 의식 없이 하는 훈련의 과정은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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