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공부
최재천의 공부

 

최재천의 공부 – 20230113

 

                                       <어디 까지 해 봤니?>

 

서평자: 이순오

도서명: 최재천의 공부

저자: 최재천

출판사: 김영사

서평일: 2023년 1월 13일 금요일

 

 이 책의 작가 최재천 교수는 공부의 뿌리, 공부의 시간, 공부의 양분, 공부의 성장, 공부의 변화, 공부의 활력을 알려 주고자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의 제 1부 <공부의 뿌리>에서는 사회의 고통은 과목별로 오지 않는데, 아직도 교실에서는 20세기 방식으로 과목별로 가르친다. 그 점이 오늘날 복합적으로 융합하는 산업 사회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기 힘들게 하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어렵겠지만, 대학원에서는 전공의 벽을 허물자고 최교수는 제안한다. 대학원생이 하고자 하는 연구를 기획하고 그 연구를 도울 수 있는 교수들을 불러모아 위원회를 꾸려 그 학생의 연구를 돕는 방식으로 운영하자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의 제 2부 <공부의 시간>에서는 공부의 구성요소는 어차피 조금 엉성한 구조로 가는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 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깊숙이 파고든 저쪽이 버팀목이 되어 제법 힘이 생긴다고 한다. 브라운 대학교가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시킨다. 차근차근 다 다지도록 이끌지 않고 각자가 알아서 하고 싶은 연구를 하도록 지도한다. 브라운 대학은 그렇게 자기가 길을 내고 찾아가면서 연구하고 논문을 쓰며 학위를 받는다고 한다.

 이 책의 제 3부 <공부의 양분>에서는 최재천 교수가 하버드대 윌슨 교수와의 만남을 이야기 한다.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친구 피터에게 최교수가 매일 “내가 오늘 낮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몰랐어” 라고 이야기 하면 친구가 상황에 맞는 표현을 대여섯 가지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삶의 수업에서 피터에게 가장 먼저 배운 영어 표현은 ‘우리는 해보기 전에 절대 알 수 없어’라는 구절이었다.

 어느 날 하버드에 가서, 윌슨 교수를 만나고 싶었던 최교수는 윌슨을 찾아갔다. 피터는 진짜 윌슨을 만난 것에 놀라워했다. 최교수는 피터에게 삶의 수업에서 네가 매일 나에게 해보기 전에 절대 알 수 없다고 했잖아! 하며 이 일을 계기로 최교수는 하버드에서 박사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제 4부 <공부의 성장>에서는 최재천 교수가 제자의 발을 밟지 않기 위해서, 최재천 감수로 제자들의 책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는 이야기를 한다. 식물은 씨앗을 자기 그늘에 뿌리지 않는다. 가능한 한 멀리 내친다. 그래야 씨앗도 뿌리를 내리고, 서로가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제자들의 연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면서 제자들을 성장하도록 이끌었다.

이 책의 제 5부 <공부의 변화>에서는 선생님은 먼저 가르치려고 덤벼 들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일종의 촉진자가 되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말한 ‘나에게 말로 하면 잊을 것이고, 가르쳐주면 기억할 것이며, 참여하게 하면 배울 것이다’란 말을 인용한다.

 이 책의 제 6부 <공부의 활력>에서는 미국에서 튜터 생활 7년 동안 학생들과 밥을 함께 먹은 경험을 이야기 한다. 대개는 이야기하면서 모든 문제들이 풀렸다고 한다. 그 때 최교수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돕는 훈련을 한 것이다. 지금도 최교수는 학생들과 만나면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악물고 듣는다고 한다. 이 때 상대에게 먼저 말을 시작하게 해서 주도권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어느 날, 담양의 한 작은 책방에서 책방 주인에게 연락이 왔다. 최재천 교수가 다녀갔는데, 그 책방에 전시되어 있던 책 중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내 책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고… 처음에는 설마 하던 마음이 <최재천의 공부>를 읽고 나니,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조금 이해 될 듯 하다.

 최재헌 교수는 부모들에게는 엄마 침팬지가 새끼 침팬지를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가르치지 말고, 묻지마 투자를 하라고 한다. 10년 후 20년 후를 살아갈 아이들은 이미 온 몸으로 미래를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무인도로 국내 여행으로, 해외로 홍길동처럼 다니면서 두 아이와 연구소 제자를 키운 내게 최재천 교수는 그 교육이 옳았다고 이야기한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경험에 투자하고, 해 보지 않은 일을 망설임 없이 도전했던 지난 시간들을 말이다.

 진짜 공부는 경험이다. 경험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린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마주했다. 경험만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들은 통찰력으로 세상의 중심을 보아야 한다. 미디어나 언론이 주는 정보의 분석만이 아니라, 미디어나 언론이 주는 의도까지도 파악해서 세상을 읽어 나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걷기 위한 읽기 노동도 필요하고, 더 나아가서 배움과 삶이 연결되는 적용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 사이에 부모는 ‘묻지마 투자’로 믿어주고 격려해 주는 지원자 응원자가 되어야 한다.

 진짜 공부 세상에서는 부딪혀 보는 직면이 필요하다.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할 수 있는 지를 말이다. 홍콩 침사추이 작은 도서관에서 발견한 그림책 속 한 문장이었다.

경험에서 비롯해서, 읽기노동으로 세상에 직면하면서 배운 진짜 배움들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바꾸어 가 보길 온 마음 다해 다짐하고 나를 돌아보고 격려하고 한 걸음 내딛는 2023년이다. 나도 청소년이면 좋겠다. 내가 보낼 메일에 답장해 줄 최교수의 그 따뜻한 마음 한 자락을 기다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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