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요즘에는 책 마케팅도 SNS를 통해서 한다.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끌렸던 책이 있었다. 바로 카피캣 식당이다. 출판사 인스타그램에서 책 출간이 되기 전부터 카피캣 식당 오픈이라는 내용으로 올려서 호기심이 있었다.

<카피캣 식당>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위트 있는 스토리와 인물을 그려 내 독자들의 주목을 받아 온 범유진 작가의 신작이다. 저마다의 욕망으로 지옥의 주방장 로키가 운영하는 카피캣 식당을 찾아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혹적으로 전개된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지옥의 화로를 책임지는 악마 로키, 그는 카피캣 식당에 들어선 인물의 욕망을 채워주고 그 대가로 영혼의 레시피를 얻는다. 그리고 그 영혼의 레시피만 있으면 욕망하는 사람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을 바꿔주는 카피캣 식당. 다른 이의 인생을 동경하고 욕망하며 우연히 어쩌면 필연으로 발견한 식당에 찾아든 다섯 사람은 마침내 누군가의 인생을 탐하게 된다. 최애의 사랑을 갈구하는 은둔형 외톨이 정현아,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나마 워너비 입사 동기의 자리를 욕심내는 변만진, 빼앗긴 삶을 되찾고 싶은 김수아, 죽음을 앞두고 남은 삶를 따지기에는 너무나 절실한 욕망에 이끌린 그들은 악마와 달콤하고 위험한 거래를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봄이라는 계절, 그러나 모두 같은 마음으로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불행해도 봄은 죄가 없다 말하는 인물과 불행을 봄의 캇으로 돌리는 인물은 결코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새벽 666, 카피캣 식당에 찾아드는 많은 이들도 저마다 누군가의 삶을 욕망하지만 마지막 선택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누군가를 동경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인생과 나의 인생을 맞바꾸고 싶다는 열망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 보는 감정이 아닐까? 하지만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갈지, 비틀린 욕망으로 인해 잘못된 방향으로 틀어질지는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의 몫이다.

범유진 작가의 카피캣 식당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신비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끌어당기는 동시에 흥미롭고도 날카롭게 버려진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내 앞에 카피캣 식당이 모습을 드러내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표와 함께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 왜 하필 쟤야? 같은 이름, 같은 나이, 하지만 백수 생활을 이어 오고 있는 정현아와 TV 속 연예인 현아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질투가 났다. 정현아는 현아가 되고 싶다. 이유는 딱 하나, 정현아의 최애인 유일우의 열애설 상대이니까! 훔치고 싶은 인생, 있다. 정기상, 번듯한 외모와 훌륭한 업무 능력, 게다가 변만진이 좋아하는 박윤아가 관심을 갖고 있다니! 변만진은 정기상이 싫다. 싫은 만큼이나 정기상이 되고 싶다.

구사, 재활용을 어떻게 생각하나? 무언가를 타고나는 사람이 있다. 외모나 재능, 그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출한 무언가를 지니고 있어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 이만도가 그랬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까지는 김수아도 그렇게 믿었다.

벌써 한달이야. 이 이상 시간을 끌 순 없어 갑작스럽게 받는 췌장암 3기 판정, 수술 불가, 항암 치료 생존율15%미만. 하지만 최진혁은 자신에게 찾아든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는 불행에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살고 싶다. 건강한 사람의 몸을 훔쳐서라도 살고 싶다.

그것이 있는 한, 나는 신이야. 주비단의 현재 나이는 일흔두 살이다. 세변의 노년기를 겪으며 주비단은 알게 됐다. 삶은 노인에게 더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 자시 인생을 훔칠 타이밍이다. 어차피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해. 네가 나처럼 늙어갈 때, 다시 젊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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