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우리가 살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어려워 하는 건 뭘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돈은 언제든 벌 수 있지만 인간관계는 흐트러지면 되돌릴 수 없다. 최근 가수이자 책방무사의 주인인 요조의 책이 나왔다. 책 제목은 <만지고 싶은 기분(요조 산문)>이다.

요조는 이 책에서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관계 맺기에 관한 다정한 사유와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 그리고 너도 나를 좋아해서 이렇게 자꾸 나를 만지는구나.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나에게 오는구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뮤지션이자 작가 그리고 책방무사 주인 요조의 신작 산문집 <만지고 싶은 기분>이 출판사인 마음산책을 통해서 출간됐다.

제주도의 동네 서점인 책방무사의 주인이기도 한 요조는 음악과 책 작업을 함께하며 예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바라보는 요조의 시선은 그가 그동안 출간했던 전작들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이번 신간인 <만지고 싶은 기분>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만짐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다. 요조는 손을 잡거나 어꺠동무를 하며 서로의 몸이 닿는 것에 주목한다. 가까운 사이의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만짐이란 다정한 동시에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행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과의 교감에서도 만지는 행위는 중요하다. 사람들은 슬쩍 다가와서 무릎에 앞발을 척 올려놓는 개나 몸을 붙이고 앉아 골골거리는 고양이의 몸짓에서 자주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곤 한다. 지난 몇 년간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시대를 살면서 친밀한 사이에서도 만짐이라는 행위를 자체해왔다. 요조는 친근하고 자유롭게 만질 수 있었던 날들을 그리워하며 관계에 대해 꼼꼼히 돌아본다. 서로 몸이 닿으며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조의 글을 통해 다시한번 그 소중함을 되새기도록 한다.

방역을 위해 서로 간에 거리를 두는 것이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는 나날들 속에서 요조는 노상 자신이 좋아하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한다. 만지고 싶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벗은 채 옹기종기 앉아서 음식을 같이 먹고 술도 같이 마시고 싶다. 그리고 파티를 하고 싶다. 손을 만지고 어깨동무를 하며 팔짱을 끼고 웃으면서 등을 때리고 만나고 헤어질 때 오랫동안 꼭 안고 싶다. 모두의 날숨으로 덥고 습해진 아주 작은 공연장에서 조용히 숨죽인 노래를 부르고 싶다. 누구하고든 아주 가까이에서 이야기하며 자신이 눈과 코와 입을 쓰는 모습을 모두 공들여 바라보고 싶다고 말한다.

요조는 자신의 곁을 이루는 관계를 부지런히 살핀다. 특히 가족과 친구, 그리고 동물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부모님과 함께 요리를 하고 식탁을 차리는 저녁 풍경을 담담히 써 내려가는 데서는 고이 드러나기도 한다. 친구 관계, 나아가 동물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책방을 운영하는 요조는 친구들의 방문을 두고 매출로 측정 안 되는 매출이라고 이야기하며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친구네 집에서 키우는 개하고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들을 털인간이라고 칭하며 털이 북슬북슬할 뿐이지 마치 인간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이상해질 때가 많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한편 요조는 글쓰고 노래하고 영화를 만들며 제주도에서 책방무사를 운영하는 다재다능한 창작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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