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취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그래서 스타벅스나 이디야 등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취향이 담긴 예쁜 카페를 좋아하고 취향이 비슷한 친구를 만나면 앉아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로 취향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도 취향이 맞는 책이라면 여러권을 사서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한다.

내가 보자마자 끌렸던 책이 있다. 바로 <사소한 취향(교유서가 소설)>이다.

취향은 존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도 사소한 취향이 있다니까라고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웃다 보면 아파지는, 달콤하다 싶다가 뒷맛이 매운, 중독성 강한 김학찬만의 취향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기호 소설가는 이 책을 두고 우리 소설판에 보기 드문 허슬 플레이 작가가 출현한 느낌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이만영 문학평론가는 단언컨대 김학찬은 이 세계에 대한 도저한 환멸을 웃음이라는 이질적인 요소와 융함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내러티브 실험에 능숙한 작가이다라고 말한다.

<사소한 취향>은 제 6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 작가 김학찬의 소설집으로 현실세계를 진단하고 이를 재기발랄한 이야기로 재창조해내는 귀한 재주를 가진 신예라는 평을 받은 김학찬 작가는 특유의 경쾌하고 위트있는 문장으로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를 별나게 만들어내고 평범한 일상을 헤집어 감춰진 현실의 핵심을 드러내는 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사소한 취향>은 김학찬 작가의 익살과 유희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이 세계에 대한 환멸과 비애와 분노가 묵직하게 담겨 있다. “경건한 마음” “작가의 최선을 갈아 넣은” <작가의 말> 열 편의 소설에는 사소한 인물들이 사소한 농담으로 사소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듯하지만 단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 사소함들은 견고한 기성의 세계 아에서 꿈틀대며 때로는 헤집어놓고 때로는 들이받기도 한다.

김학찬 작가의 소설은 익살 섞인 말들과 자유분방한 이야기는 사소한 듯 보이지만 현실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내며 거대한 틀과 형식 그리고 제도에 꼭 들어맞는 부품으로서의 삶을 거부한다. 그리고 성채처럼 단단한 기성의 세계 위로 자기 몸을 기꺼이 던지는 소설들, 그 상처와 웃음의 기록이 김학찬 작가의 <사소한 취향>이다.

<사소한 취향>은 김학찬 작가의 특유의 말장난과 익살과 유희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이 세계에 대한 환멸과 비애가 깊숙이 담겨 있다. 이 소설집의 표제로 활용된 사소한 이라는 수식어는 그 세계의 비의를 감추고 있는 하나의 트릭이기도 하다. 또한 작품을 통해 유발된 웃음은 그저 쉽게 휘발되는 웃음에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웃음을 이야기의 축조 기술로 설정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웃음에 내재되어 있는 세계에 대한 본질적 문제의식이다.

김학찬 작가의 변화무쌍한 구라를 떠받치는 힘은 그 속에 은폐되어 있는 정치 사회적인 시선에 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텍스트 표면에 드러난 유머 위를 미끄러져 거기에 내재된 비의로 빠져들게 된다.

김학찬 작가는 동생을 괴롭히는 맛에 사는 형과 그런 형에게 복수를 꿈꾸는 소심한 동생을 통해서 승자독식의 경쟁 사회를 돌려 깐다.

한편 김학찬 작가는 <풀빵이 어때서?>로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장편소설 <굿 이브닝, 펭귄><상큼하진 않지만> 등을 출간했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