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당신은 어떤 소설을 좋아하는가? 공포소설? 로맨스 소설? 등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나는 힐링소설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책은 <달팽이 식당>이다. <달팽이 식당>은 어느 조용한 산골 마을 속 작은 식당에 모여든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달팽이 식당>의 경우 이 소설만의 특유의 맑고 깊은 시선으로 극복함으로써 성정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 팬을 가지고 있는 일본 힐링 소설의 원조인 오가와 이토의 장편 데뷔작이자 대표작이기도 하다.

오가와 이토는 일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로서 2008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달팽이 식당>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긍정하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치유 소설을 주로 선보여 왔다.

<달팽이 식당>의 주인공 링고가 어느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와 텅 빈 집과 맞닥뜨리면서부터 시작된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같이 살던 연인이 전 재산과 가재도구까지 몽땅 ᄊᆞ 들고 사라져 버린다.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인지 갑자기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게 되고 별안간 실어증 환자, 빈털터리 외톨이가 되어 버린 링고는 할 수 없이 십 년 전 스스로 달아나듯 떠나 온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링고의 꿈은 내 가게를 갖는 것인데 가재도구도, 조리 기구도, 그리고 돈까지 갖고 있었던 것들은 모두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게 있었다.

바로 외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귀중한 레시피들과 다양한 음식점에서 일하며 쌓은 경험이 링고의 몸과 피 그리고 살과 손톱 사이까지 나이테처럼 남아 있었다.

좌절하지 않고 링고는 조용한 산골 마을의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달팽이 식당과 함께 삶을 재건할 의지를 불태운다.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이번에는 오롯이 혼자 힘으로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인해 그동안 노력해서 쌓은 모든 게 잃어버린 상처는 헤아릴 수 없이 컸지만 링고는 그 일을 계기로 인생이 크게 한 걸음 전진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링고는 부지런히 식당 오픈을 준비하며 새로운 희망을 그려나간다.

오픈한 식당의 이름은 달팽이 식당인데 정해진 메뉴도 없으며 손님은 하루에 한 팀만 받기로 한다. 선택 받는 자만이 손님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일고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서 손님의 성격과 사연에 딱 맞는 요리를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먹는 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온 정성을 다해서 요리하는 덕분일까.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하고 상복 차림으로 슬픔에 잠겨 지내는 할머니와 거식증에 걸린 토끼를 구하려는 소녀, 그리고 은밀한 사랑의 도미처를 찾아온 커플과 가출한 아르헨티나인 아내와 딸을 그리며 하는 구미 씨까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찾아온 손님들은 마법을 부린 듯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링고의 요리를 먹고 새로 태어난 듯 벅판 마음으로 달팽이 식당의 문을 나선다.

그 순간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처럼 누군가는 영원할 것 같던 고독에서 벗어나고 누군가는 다신 볼 수 없을 것 같던 사람과 재회하고 누군가는 두 번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을 이룬다.

살아있음의 행복을 맛있는 음식으로 깨닫게 해주는 곳인 달팽이 식당. 책을 읽다보면 실제로 현실세계에 이러한 식당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힐링이 필요하다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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