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혁명, 기획자 인사이트

[한국독서교육신문 기자/ 당신의 책사, 박진호] 

Book Overview

● 저자의 기대

→ 저자 오구니 시로는 일본 NHK에 입사하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 일을 시작했다. 현재 주식회사 오구니시로 사무소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자칫하면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적 과제를 참신하게 풀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기획 경험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 이 책의 유익

→ 저자가 경험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어떻게 기획하고, 표현하여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 기획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과 태도를 쉽게 알려준다.​

● 추천 대상

→ 기획을 본업으로 하고 있는 담당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벤처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One Point Lesson

오늘은 [하하호호 기획법]에서 다루는 여섯 가지 챕터 중에서도 2챕터에 나오는 '기획'을 주제로 끌리는 기획을 만드는 네 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앞서 가정 먼저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기획이란 무엇일까요?" 정의를 잘 내리고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기획이란 무엇일까?

물론 저도 경험상 저만의 기획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기획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면 그 일은 기획이 필요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는 것인데요, 기획을 통해 해결 방안을 도모하는 것이죠.

저자는 기획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요? 저자의 기획에 대한 정의는 제법 그럴싸한 유쾌함이 묻어 있습니다. 기획을 한자로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기획(企劃)' 한자 의미를 보면 꾀하다, 도모하다의 뜻을 지닙니다.

기획(企劃)? = 꾀하다, 도모하다 = 크흐흐 흐뭇하게 웃으면서 아이디어를 다듬다!

 

꾀하는 것에서 기획은 시작된다. - 오구니 시로 -

저자는 꾀하다는 말이 주는 느낌과 여운에 주목합니다. 무언가 크흐흐 흐뭇하게 웃으면서 아이디어를 다듬어가는 느낌을 저자는 기획이라고 본 것이죠. 어쨌든지 간에 '꾀하는' 데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그게 바로 기획의 출발점이니까요.​

저자는 기획을 생각할 때 다음의 네 가지 포인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끌리는 기획을 만드는 네 가지 포인트는?!

① ‘초심자의 느낌’을 중요하게 여긴다. ② ‘대단한’ 기획보다는 ‘샘나는’ 기획을 목표로 한다. ③ ‘여기 붙어라’ 하고 끌어들일 콘셉트를 단련한다. ④ 지금, 왜, 이것을 전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한다.​

그럼 네 가지의 주요 포인트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기획 01. ‘초심자의 느낌’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획의 첫걸음은 어떠해야 할까요? 흥미롭게도 저자는 "아마추어의 궁금증에서 기획은 시작된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무슨 말일까요?​

저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사업을 할 때도 내가 타깃하고 있는 고객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고객은 무엇을 낯설게 생각할까? 무엇을 궁금하게 생각하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도가 중요한 것이죠.​

왜 그럴까요? 그렇지 않으면 언제라도 나도 모르게 공급자 중심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하게 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너무 잘 아니까 고객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죠. 만약 이렇게 상품을 기획하면 고객에게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이때 기획자는 일종의 지식의 저주에 빠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란?

어떤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도 모르게 추측하여 발생하는 인식적 편견.

 

나무위키 - 지식의 저주 의미 -

 

저자 역시 여러 번 기획을 하면서 그런 적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저자 자신도 해당 주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로 접근을 했을지라도 기획을 하면서 주제에 관해 상세히 알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건 상식이 아닐까' 또는 '설마 이런 것도 모르겠어?'라는 식으로 말하기 쉬웠다는 겁니다.​

이는 점점 자신이 소수의 존재가 되어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대다수 쪽의 감각을 끊어내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공감을 얻는 기획을 하긴 어렵겠죠.​

그래서 저자는 '초심자는 기획자로서 최고의 상태임'을 기억하라고 강조합니다. 초짜인 내가 뭔가 이상하게 느낀다면? 오히려 잘 된 겁니다. 왜냐면 다른 많은 사람도 그 점을 똑같이 이상하게 여길 것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공감을 얻는 기획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획 02. ‘대단한’ 기획보다는 ‘샘나는’ 기획을 목표로 한다.

저자가 말하는 샘나는 기획이란 "와~ 이런 걸 만들었다고?" 이처럼 경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획을 말합니다.

나는 기획 = "와~ 이런 걸 만들었다고?"

경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획

- 오구니 시로 (하하호호 기획법) -

 

샘나는 기획을 하려면 우선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한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 핵심역량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가령 닌텐도가 자사의 게임 슈퍼마리오의 캐릭터를 활용한 캠페인을 실시한다면 자사의 핵심역량을 잘 활용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영화 홍보를 위해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과 프로모션을 진행.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부 아마존 배송 상자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물음표 박스로 바뀌어 배달. 이는 닌텐도만의 콘텐츠를 잘 활용한 사례라 볼 수 있음.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영화 홍보를 위해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과 프로모션을 진행.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부 아마존 배송 상자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물음표 박스로 바뀌어 배달. 이는 닌텐도만의 콘텐츠를 잘 활용한 사례라 볼 수 있음.

당연하게도 누구나 마리오와 같이 강력한 핵심역량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처럼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핵심 무기가 무엇인지를 철저히 파악해서 세상에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죠.

기획 03. ‘여기 붙어라’ 하고 끌어들일 콘셉트를 단련한다.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놀 때 "술래잡기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외쳐본 적이 있을 겁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순간에 친구들이 내 손가락을 붙잡아 줄 때의 바로 그 느낌이란! 저자는 기획도 마찬가지로 기왕 하는 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여기고 함께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획은 여기 붙으라고 하던 엄지손가락(콘셉트)를 매력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획은 여기 붙으라고 하던 엄지손가락(콘셉트)를 매력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획에선 "여기 붙으라"라고 하던 '엄지손가락'을 매력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엄지손가락은 콘셉트를 말합니다. 콘셉트가 무엇이냐에 따라 공감하는 사람이나 참가하려는 사람의 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죠.​

저자인 오구니 시로의 기획 중에는 유명한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 있습니다. 이 요리점은 치매를 앓는 분들이 홀 직원이 되어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가져다주는 이벤트형 레스토랑입니다. 이미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일본 내에서도 방송이나 미디어에 많이 보도가 되고 국민들의 관심을 크게 끌어드린 바 있죠.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실수해도 미소가 끊임없는 공간 - withnews -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실수해도 미소가 끊임없는 공간 - withnews -

이 프로젝트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호응을 얻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치매라는 중요한 사회 과제를 다루고 있어서? 아니면 요리가 맛있어서? 저자는 그 어느 쪽도 아닌 바로 '이 손가락이라면 잡고 싶다'하고 무심코 마음이 끌리는 콘셉트를 내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콘셉트는 '실수했지만, 뭐 어때!'입니다. 설령 실수해도 그 실수를 수용하고 오히려 함께 즐기자는 콘셉트인 것이죠. 저자는 모두가 실수를 웃으며 받아주는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콘셉트 = '실수했지만, 뭐 어때!' (설령 실수해도 그 실수를 수용하고 오히려 함께 즐기자!)

실수는 누구나 하니까요. 이런 콘셉트로 기획을 할 때 저자는 직장에서 실수를 저질러 질책을 받고 주눅 든 사람, 시험을 잘 못 봐서 우울한 사람 등 공감해 줄 것 같은 사람들의 얼굴이 끝없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기획에서의 콘셉트는 정말 중요하죠. 저자는 늘 기획을 할 때 이렇게 질문을 해본다고 합니다. "정말로 내 마음을 움직인 원(原)풍경이 있었나?" 여기서 원(原)은 '근원이 되는, 핵심적인'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원풍경'은 기획과 연결되는 '핵심적인 장면' 정도의 해석이 적절합니다.​

예를 들어 저자가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을 기획할 때 기획의 근원이 되었던 원풍경(핵심적인 장면)으로 떠오른 문장은 이런 거였습니다. "햄버그스테이크가 만두로 뒤바뀌었다!"

구체화한 장면은 이런 거였죠.​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간판이 걸린 멋진 레스토랑에 간다. "어서 오세요." 하고 예쁜 에이프런을 두른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고 "뭘 드시겠어요?" 하고 물으면 "햄버그스테이크 주세요." 하고 주문한다.​

"음식 나왔습니다~" 하며 음식을 식탁에 내려놓는데 어찌 된 일인지 내 앞에 놓은 건 만두. 하지만 가게 이름이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니까 나는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실수 덕분에 즐거운 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만두를 먹으면서 후후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획 04. 지금, 왜, 이것을 전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한다.

기획을 하는데 중요한 네 번째 포인트는 '지금 왜 이것을 전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저자는 기획자가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사회적인 배경이 교차되는 접점이라고 말합니다.

기획자의 질문 = '지금 왜 이것을 전하려고 하는가?'

맞습니다. 기획은 단지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전부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닿은 수 있는 기획이 되려면 사회적인 배경에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연결될 때입니다. 그 교차 지점을 찾기 위해 기획자는 "나는 지금 왜 이것을 전하려고 하지?"를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입니다.​

책에 소개되는 저자의 일화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지인이 꽤 많은 양의 마스크를 수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세상에 퍼트릴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물었답니다. 한국에서도 경험한 것처럼 코로나가 막 유행하기 시작할 때는 의료 현장에서조차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일반 시민이 마스크를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죠. 일본도 상황은 비슷했나 봅니다.​

그때 지인의 권유는 단지 마스크를 의료 현장에 기부하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기획이 되면 좋겠다고 했답니다. 일본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료 현장뿐만 아니라 복지현장에서도 마스크 부족 문제는 매우 심각해서 저자는 대량의 마스크와 복지 현장을 '연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나눔 마스크'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나눔 마스크 패키지_어른용(왼쪽), 아이용(오른쪽)_오구니 시로 기획
나눔 마스크 패키지_어른용(왼쪽), 아이용(오른쪽)_오구니 시로 기획

기획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한 상자 50매의 마스크를 55매 분의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구매자에게는 50매의 마스크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5매 분은 복지현장에 나눠주는 것이죠. 내가 구입하는 마스크의 일부를 기부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콘셉트라면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의미 있게 파고 살 수가 있습니다. 물론 마스크 부족으로 고민하는 복지현장에도 좋은 일이고요.​

저자는 이 기획을 떠올린 이틀 후에 패키지 디자인을 완성하고 열흘 뒤에 예약판매를 개시했는데 눈 깜작할 사이에 마스크 100만 매가 팔려 최종적으로 800곳의 시설에 40만 매의 마스크를 나눠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판매 수에 비해 나눠준 매수가 많은 까닭은 구매자들 중에서 '55매 전부 나눠주고 싶다'는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나눔 마스크 패키지 기획에서 '지금 왜 이것을 전하려고 하는가?'하는 물음을 생각할 때 저자가 생각한 단어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연결'이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사회적 배경을 생각해 본다면?

사람들은 생소하고 낯선 환경을 마주해야 했죠. 긴급사태가 선언되고 외출을 금지당하기도 하고, 접촉을 피해야 하는 상황들이 이어져서 사람 간의 거리가 점차 멀어졌습니다.​

이때 저자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마스크 이상의 그 무엇'이라고 느꼈습니다.​

저자가 나눔 마스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본 적 없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마스크를 구매하고, 본 적 없는 누군가가 보내준 마스크를 손에 들고서, 이어질 리 없었던 사람들이 연결되어 서로를 생각하게 되면 좋겠다. 그러한 경험이 자연스레 퍼져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저자의 메시지]가 연결된 <나눔 마스크 패키지>라는 [기획]은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가며

오늘은 오구니 시로의 저서 [하하호호 기획법]이라는 책을 통해 유쾌한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기획자의 인사이트를 엿보았습니다.​

요즘 얼마나 많은 메시지가 세상에 존재합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아무리 중요한 메시지라도 결국 전달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는 더욱더 '기획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2장에 해당하는 <기획>에 대해서 주로 다뤘는데요, 나머지 6장까지를 온전히 다 읽어보면 '소중한 메시지를 유형의 무언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전달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고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획뿐 아니라 표현, 실현, 전달, 태도 등의 주요 요소들이 나오기 때문에 책을 사서 충분히 훑어보신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하하호호 기획법> 책을 통해 세상이 따뜻하고 재미있고, 조금은 긍정적인 분위기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당신의 고민에 해결'책'을 처방하는

당신의 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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