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43년, 마음에 품어왔던 소설을 마침내 완성하다

[한국독서교육신문 이소영 기자]=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9월

무라카미 하루키의 6년 만의 신작 장편 소설이다. 8월28일 예약 판매 시작 즉시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의 3대 온라인 서점의 실시간 베스트셀러에 진입했고, 특별히 이 책 소개에 사용된 책 표지는 동네서점 에디션 한정판으로 구매한 책이다.

데뷔 후 작가는 각종 문예지에 다양한 글들을 발표하고 책으로 출간하였는데 이 책은 1980년에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으로 문예지에 발표한 후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았다. 다시 말하자면, 젊은 청년 작가가 40여 년을 가슴에 묻고 있던 작품을 70대가 돼서 3년간의 집필 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대역에 지나지 않아.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거야.” (p.13)

그렇게 주인공은 그림자를 버리고, '꿈 읽는 이'의 자격을 부여받아, 보고 싶은 그녀가 있는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의 문으로 들어선다. 바늘이 없는 시계, 멈춰 있진 않지만 시간의 의미를 상실한 시계가 있는 그곳으로.

768페이지의 벽돌 분량은 하루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겐 책 읽기를 주저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40년간 농익은 글과 자연스런 스토리 전개는 전혀 벽돌스럽지 않다.

그림자를 버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내가 진짜 나일까, 탈출에 성공해서 이전에 살고 있던 도시로 돌아간 그림자가 진짜 나일까?

“내가 나 자신의 본체건, 그림자건. 어느 쪽이 됐건 지금 이렇게 여기 있는 내가,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내가 곧 나인 거죠.” (p.751)

분신인 그림자를 믿는다는 건 자신을 믿는다는 것이다. 자신을 믿고 주인공은 최종 어느 세계를 선택하게 될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편안한 소설 읽기를 원하는 그대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 소설.  동네서점 에디션 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 소설.  동네서점 에디션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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