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 2023, 요즘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어떤 회사나 기업, 조직에서도 창의적인 사람을 선호한다. 창의적인 사람은 AI인공지능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것도 창의적인 사람이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지난202398일 금요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명사초청특강으로 <인간은 언제부터 창조적이었는가?라는 주제로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 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번 명사 초청 특강의 주인공인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글쓰기 실험을 통해서 창조의 비밀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오늘날 누구나 창조적이 되어야 살아남는다고 이야기한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그렇다. 그러나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창조는 아주 낯선 단어였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98일 금요일 오후 7시 별마당 도서관에서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와 함께 창조적 시선의 출발점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 교수가 출간한 <창조적 시선-인류 최초의 창조 학교 바우하우스 이야기>창조는 편집이다라는 파격적 주장과 내용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에디톨로지> 이후,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에게는 또 다른 질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은 언제부터 창조적이 되었는가?”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오늘날 일상어가 된 창조개념은 불과 100년도 안 된 단어였다. 192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1980년 이후에나 비로소 꽃을 피운 단어였다. 그렇다면 다시 궁금증이 생긴다. “왜 그때 창조라는 단어가 필요해졌을까?” 이 사소한 질문에 문화심리학자로서 답하기 위해 공부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창조적 시선이다.

저자는 창조개념이 사용되기 시작한 1920년대, 변화와 혁신에 앞장선 예술가들이 모여 새로운 교육을 시도한 독일의 바우하우스에 주목했다. 1919년 바이마르에 설립되어 1933년 나치 정권에 의해 폐쇄되기까지 14년간 유지됐던 독일의 예술종합학교 바우하우스. 저자는 바우하우스를 재현의 시대에 얻어진 인류의 모든 성과를 해체하고, 예술과 산업의 창조적 편집 가능성을 모색하며 편집의 시대로 이끈 전환점이자 인류 최초의 창조 학교로 평가했다. 이는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걸쳐 일어난 재현에서 표현으로의 시각적 전환의식의 흐름이라는 심리학 개념의 등장으로 창조의 시대가 시작되자, 그 시각적 전환의 결과들이 바우하우스에 깔때기처럼 모여들면서 모더니티의 구체적 실험장이 되었기에 가능한 평가다.

바우하우스 설립 과정의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 간의 스토리를 지식구성사적으로 연결시켜 창조적 사고의 계보학으로 완성시킨 이 책은 창조적 관점과 안목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안내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은 김정운 작가가 한 가지 주제에 몰입하여 글감의 재료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공부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인문서이다. 그는 독창적인 관점과 주체적인 의식의 흐름을 통해 자신만의 메타언어를 만들어 편집의 차원(level of editing)’을 달리한다. 지식과 정보를 가장 작은 단위로 분류하기 위한 편집의 단위(unit of editing)’ 기호로는 유닛(unit)’을 사용했으며, 126개의 유닛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다.

유닛으로 해체된 텍스트는 순서에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읽어도 좋다. 유닛은 개념을 포괄하고 있으며, 이 개념들의 나열은 저자의 의식의 흐름을 의미한다. 바우하우스를 매개로 한 작가의 삶과 문제의식의 연결성,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작가의 생각이 책의 주요한 구성 요소가 되었다. 책은 단순히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 아니다. 저자의 의식의 흐름과 맥락까지 품고 있어야 함을 이 책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공부는 뜬구름 같은 생각의 흐름을 잡아 메타언어를 생성하는 과정임을 책 속의 다양한 사례와 비유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다. 정보를 분류하고 해석해 나만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런 시대일수록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창조해야 살아남는다. 1,000쪽이 넘는 책에 포함된 각주와 미주를 통해 저자의 방대한 아카이브 속 레퍼런스를 엿보는 기회와 더불어 메타언어를 창출하는 새로운 글쓰기 형식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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