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 맺어진 인연! 다섯 명의 공저자 중 이은영 작가 인터뷰

[한국독서교육신문 이혜정 기자] 『(한 권으로 끝내는)책쓰기, 글쓰기, 독서법』 책글독의 또 다른 저자 이은영 작가를 만난다. 이은영 작가는 현재 대학에서 한문학 강좌와 함께 항일 애국지사 관련 토론 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된 이후 교보문고, 영풍문고 그리고 대전의 계룡문고에서 출간 기념회를 가졌고, 이후 울산에서도 출간 기념회를 준비 중이다.

지난 9월 영풍문고에서 출간 기념회를 가졌다(사진=이혜정 기자)
지난 9월 영풍문고에서 출간 기념회를 가졌다(사진=이혜정 기자)

이은영 작가는..

이은영 작가 사진(사진 제공 = 이은영 작가)
이은영 작가 사진(사진 제공 = 이은영 작가)

현)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수필가

교육청 인가 한국평생교육원 책쓰기 강사

한국인재개발원 책쓰기 강사

한국상담협회 책쓰기 강사

 

1. 대표 저서 : 『요동의 학이 되어』(2016)

2. 대표 저서 : 『한국 독립운동과 암호』(2017)

3. 대표 저서 : 『장인환 평전』(2022)

4. 대표 공동 저서 : 『(한 권으로 끝내는) 책쓰기 글쓰기 독서법』(2023)

5. 대표 공동 저서 : 『철로 위에 선 근대 지식인』(2015)

Q. 경력단절이 되었었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어떻게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학부 때 전공은 중어중문학이고, 한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어요. 일제강점기 때 서간도로 망명을 떠난 애국지사들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요. 본래 등단한 수필가입니다.

 수필가로 등단한 후, 좀 더 좋은 수필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 큰아이가 고2 때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석사과정 때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 배울 점이 너무 많아서 끝까지 공부한 결과 지금 대학 강단에 설 수 있었어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생활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데만 전념했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과 큰 기쁨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더이상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날그날 소소한 일상 가운데 하나를 잡아 글을 쓰기 시작했고, 수필가로 등단을 하게 된 거예요.

Q. 작가님은 수필가로 등단 후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저의 수필을 읽고 제게 대필을 의뢰하신 분이 계십니다. 일생을 주산으로 사신 주산계의 대부이신 분의 회고록입니다.

바로 『(현대) 주산의 역사 : 반세기 외길 인생 주산 교육자 김일곤 회고록』(2006) 이라는 책입니다. 당시 받은 글 값으로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금을 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책입니다. 돌아보면 저는 힘든 일이 있을 때나 바쁜 와중에 오히려 더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망중한이라고 하지요? 바쁜 가운데 한가함을 저는 글쓰기에서 찾았던 거지요. 삶에 있어 좌우명이 있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입니다. 원고 기일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포함이 되겠네요? 그런데 글쓰기에 있어서도 좌우명이 있습니다. 저의 글쓰기 관련 좌우명은 “내가 만족하는 글을 쓰자.”입니다.

Q. 보통 인생의 좌우명이 있기 마련인데,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시다보니, '글쓰기 좌우명'이 있다는 말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물론 이 말은 조선 500년 최고 문장가를 기약한 강화도 출신의 암행어사 이건창이라는 분의 글쓰기 작법 중 하나입니다. 제게 굉장히 강하게 다가왔던 글귀입니다. 나도 만족하지 못하는 글을 남에게 보라고 권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동안 제 이름을 걸고 출간한 개인 저서로는 『요동의 학이 되어』(2016.07), 『한국 독립운동과 암호』(2017.09), 『장인환 평전』(2022.12)이 있습니다.

이은영 작가 저서 왼쪽부터' 요동의 학이 되어', '한국 독립 운동과 암호', '장인환 평전' (사진 제공 = 이은영 작가)
이은영 작가 저서 왼쪽부터' 요동의 학이 되어', '한국 독립 운동과 암호', '장인환 평전' (사진 제공 = 이은영 작가)

 

한말 4대 문장가 중 한 사람인 ㅊ이건창 평전』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동 저서로는 이번에 출간된 『(한 권으로 끝내는) 책쓰기 글쓰기 독서법』 (2023.08)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공과 관련된 『철로 위에 선 근대 지식인』(2015.10), 『대한망국사열전』(2020.07), 『영남의 3.1운동과 만주의 꿈』(2019.02) 외에 다수가 있습니다. 『책쓰기 글쓰기 독서법』이 글쓰기 관련 저서라는 점에서 보면 이번에 모인 작가 다섯 분 가운데 제가 가장 초보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 '철로 위에 선 근대 지식인'  커버 (사진 제공 = 이은영 작가)
책 '철로 위에 선 근대 지식인' 커버 (사진 제공 = 이은영 작가)

 

그동안 발표 또는 공개한 80여 편의 수필을 모아 조만간 책으로 출간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지금도 논문을 비롯해 하루에 몇 시간 이상씩 다양한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아직 세상에 한 번도 내놓은 적 없는 시를 종종 쓰기도 하고, 언제 발표될지는 모르지만 현재 소설도 2편 집필 중에 있습니다. 구성은 다 끝났고, 살을 붙여 나가는 중입니다. 어쩌면 책을 낼 계획이 줄줄이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Q. 글을 그렇게 많이 쓰시는데, 혹시 이번 공저를 준비하게 된 계기와 글을 쓰는 기간이라든지, 그리고 그 기간 글을 쓰면서 어떤 생각들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느 날 참으로 진짜 우연하지 않게 인터넷에서 전준우 작가님이 공동 저서를 함께 집필할 작가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고민도 없이 간략히 저의 연락처와 프로필을 써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전준우 작가님과 통화가 되었고, 다른 작가님들로부터 공동저서에 참여해도 된다는 과분한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 말은 『책쓰기 글쓰기 독서법』의 공동 집필 작가님들 가운데 제가 가장 늦게 합류했다는 말입니다. 당시 저는 이미 집필 중인 사실을 모르고 합류를 했기 때문에 출발이 늦은 만큼 다른 작가님들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기한 안에 글을 쓰고자 제 나름대로 매우 분주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약속된 날짜에 원고를 보내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글을 쓰기 때문입니다. 초고 집필에 소요된 자세한 기일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워낙 바쁜 일정 가운데 합류를 했기 때문입니다. 초고 완성까지는 약 2개월 정도 소요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에 집필을 시작할 때부터 막연히 잘될 거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사람들 가운데 악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글이란 어떤 내용을 쓰던 그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과정이 반드시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동 집필할 작가들이 어떤 분들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지만, 일말의 거부감도 없이 끌려서 글을 썼습니다. 일단 썼습니다. 그리고 쉽게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집필 중간 즈음에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집필에 더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서로 간의 격려와 부족한 점에 대한 충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더욱 확고해진 것이 있다면 오로지 글이라는 공통분모로 만난 작가분들이 나와 비슷한 성향의 분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집필 마지막에 각자 쓴 글을 돌아가며 윤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오타와 오류들을 찾아서 충고를 아끼지 않은 작가님과 마무리하면서 느꼈던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기 직전까지 “이 부분은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들이 시간이 남아서 앞장서서 일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정말 바쁜 가운데 앞서 일을 하신 것입니다. 저는 어부지리로 오늘을 맞이했습니다. 바쁜 가운데 정말 마무리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당시 크게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처음부터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그것은 적중했습니다. 글로 맺어진 인연! 너무 멋지지 않나요?

지난 영풍문고 출간 기념회 때 발표 모습(사진 = 이혜정 기자)
지난 영풍문고 출간 기념회 때 발표 모습(사진 = 이혜정 기자)

 

Q. 이번 책을 진짜 쓰고자 했던 작가님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글쓰기란 정답이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각지 각층의 우리 다섯 작가들이 모여 독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첫째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그동안 글을 쓰고 싶은데 남의 비평이 두려워서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속마음을 글로 옮기는 용기를 내보시라고 격려하고, 남의 비평을 달게 받겠다는 용기를 내도록 북돋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엄청난 지식과 뛰어난 언변을 지녔음에도 요약정리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학생들을 종종 봅니다. 교수님들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서겠지요? 그래서 남의 평가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자신 있게 글을 쓰고 싶은 분들께 용기를 주고자 이 책에 공동 저서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는 글로 치유를 할 동기와 기회를 부여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허생전」, 「양반전」 등으로 알려진 정조 때의 작가 연암 박지원은 워낙 문장력이 뛰어나 연암체라는 문장 형식까지 남긴 인물이지요. 그런데 박지원은 젊어서 우울증 때문에 심한 고생을 했는데, 그것을 글로 승화시킨 대표 인물입니다. 이처럼 글을 쓰다 보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거든요. 두고두고 혼자만 보기 위해 쓴 일기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형식의 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셋째로, 바쁜 일상이지만 용기를 갖고 독서 모임을 꾸리고 동참할 기회를 갖도록 독려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바쁜 현대인들은 사실 독서 모임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박지원의 경우 거주지 중심으로 시사(詩社) 활동을 했습니다. 일종의 독서 모임이지요. 모여서 그동안 접했던 새로운 책이나 자료 및 문물 등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고, 모임을 가진 날이면 서로 시도 짓고, 그 시를 모아 시첩으로 엮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교유는 물론 문장력까지 향상되는 이익을 얻어간 사례들을 많이 봅니다. 혼자서는 한계를 느끼기 때문에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종의 자기개발을 넘어선 집단개발의 정황이 포착되는 거지요. 과거의 문화 가운데 많은 것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만, 그중 하나가 바로 시사 모임인 독서 모임이자 글짓기 모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낸 가장 큰 목적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글을 쓰는 데 용기를 내보고 싶은 분, 마음의 아픔이 있는 분, 독서모임을 통해 정보 교환 및 문장력 향상을 원하는 분들에게 용기와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Q. 작가님이 생각하는 이 책의 타겟층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글은 쓰고 싶은 데 남의 평가가 두려운 분들과 마음이 아픈 분들, 그리고 독서 모임을 통해 글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 교환과 함께 문장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청소년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쉽게 썼으니, 타겟 독자층이 따로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타겟 독자층을 딱 한 부류만 꼽으라면 학교 현장에서 독서 지도를 하시는 선생님들께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책쓰기 글쓰기 독서법』의 활용은 간단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내는 데 활용하시면 됩니다.

Q. 이번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작가님은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십니까?

 이번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제가 이어나갈 행보를 예상해보는 일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해지는걸요? 이런 기쁨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책쓰기, 글쓰기, 독서를 어려워하는 분들께 도움을 주는 행보를 하고자 합니다. 그분들의 앞날에 길라잡이로서 함께 행보하고 싶습니다.

 우선 독서 모임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면 가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글을 쓸 용기를 드리고, 한 글자 한 글자 소중하게 쓴 글들을 모아 책을 내는 과정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책쓰기, 글쓰기, 독서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도 적극 나설 예정입니다. 다섯 작가 또한 후속작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그 결과물이 조만간 나오겠지요? 여기에 더해 제 개인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는 데 또다시 도전해보려 합니다. 그것이 학문서이든, 소설이든, 수필이든 뭐든요.

 

Q. 정말 대단하세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편하게 자유롭게 해주신다면?

 세상에 대한 평가가 호평이든, 혹평이든 받고 나야 성장합니다. 좋은 평만 받으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혹평을 통해 성장한다는 각오로 글을 쓰면 반드시 좋은 글쓰기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항상 바른 생각과 바른 생활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과 사람이 다를 때 우리는 그 글에 대해, 그 작가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낍니다. 그만큼 기대치가 컸기 때문에 그에 비례해서, 아니 두 배, 세 배 실망감이 커지기 때문이겠지요. 함께 책을 출간한 다섯 작가는 이번 책 출간에 멈추지 않고 계속 공동집필을 해나갈 것입니다. 저희 다섯 작가는 각 지역의 독서 모임이나 책쓰기, 글쓰기 도움을 받고 싶은 분들께서 연락해오시면 언제든지 도움을 드릴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명심하세요. 좋은 책쓰기, 글쓰기, 독서 모임은 우리 다섯 작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요.

이은영 작가 이메일 : nan_g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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