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으로 탄생한 가장 사랑받는 고전

지구로 온 가장 순수한 영혼 ‘어린 왕자’

[한국독서교육신문 이소영 기자]=260여 개 언어로 번역되고 전 세계 1억 부 이상 판매된 ‘어린 왕자’는 비행사였던 저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다. 방랑자였던 생텍쥐페리는 낯선 곳을 비행하며 알게 된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과 삶의 진정한 가치와 같은 메시지를 작품 안에 담아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쓰인 이 작품은 소통과 관계의 중요성과 상상력과 관계의 본질, 자연에 대한 존중의 메시지를 표현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이는 것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다시 한번 찾으러 갈 순간이다.

시공사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어린 왕자’를 출간 80주년을 맞아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일러스트로 출간했다. 저명한 그림책 작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는 이번 일러스트판에 자신만의 용기 있는 시도와 해석으로 익숙함에 빠져 있던 현재 우리에게 새로운 감상과 감각을 전한다. 알레마냐는 생텍쥐페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에 눈길을 주며 독자들을 새로운 감상의 자리로 데려온다. 독자들은 알레마냐의 새로운 일러스트판을 통해 원작과는 다른 커다란 판형과 색감, 배경 묘사와 그림체를 비교해 가며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삽화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화자인 조종사 ‘나’의 등장이다. 알레마냐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조종사 ‘나’를 크고 선명하게 그려 넣으며 ‘나’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어린 왕자뿐만 아니라, 어린 왕자와의 관계를 통해 느끼는 조종사 ‘나’의 감정과 변화에 주목하게 만든다. 화자인 ‘나’를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체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발화함으로써 독자들이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만들며, 화자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의도한다.

다음으로 알레마냐는 주인공인 어린 왕자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비해 작고 단순하며, 평범하게 그려냄으로써 낯선 미지의 별에서 온 듯했던 어린 왕자를 조금 더 가까운 감각으로 다가오게 한다. 그가 해석한 어린 왕자를 통해 독자는 어린 왕자가 전하는 작품의 메시지를 더 넓고 깊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레마냐는 자신에게 가장 영감을 줬던 건 ‘장미를 사랑하는 어린 왕자의 사랑’이라고 밝혔다. 표지 속 어린 왕자 인물만큼이나 크게 등장하는 장미의 형태와 장미를 소중히 끌어안고 있는 어린 왕자의 모습은 두 존재를 동등한 존재처럼 보여준다. 생텍쥐페리가 담아내고자 했던 공존과 자연의 존중에 대한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고 녹여 냄으로써 독자들에게 두 존재의 관계와 가치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 준다.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으로 재탄생한  '어린 왕자' . ​​​​​ ​​​​​​​사진/시공사 제공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으로 재탄생한  '어린 왕자' . ​​​​​ 사진/시공사 제공

제목: 어린 왕자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그림: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옮김: 정연복 옮김

크기: 185×255㎜, 양장, 140쪽

가격: 1만6000원

초판 발행일: 2023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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