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정성현 세종국어문화원 인문학연구소장]

한상희 선생님은 서울 은평구 응암 언덕에 자리잡은 충암초등학교 교사이다. 독서인문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으로 충암초에서 인문교육과 독서토론논술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충암의 독서토론논술 교육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전국 단위의 토론 대회 및 독서 관련 행사에서 충암초 어린이들이 두드러진 두곽을 드러내는 그 특별한 비법이 궁금하다.

충암의 독서인문교육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충암의 독서인문교육은 삶 속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고 쓰면서 학생의 꿈을 찾아 함께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협력적 독서인문교육을 추구하고 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서인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전교생이 함께 하는 ‘한 학기 온 책 읽기’와 ‘책꿈숲 아침책 산책 프로그램’, ‘여름방학 고전읽기 독서토론 축제’ 를 소개하고 싶어요.

‘한 학기 온 책 읽기’ 는 학년별 발달 단계에 맞는 도서를 한 학기에 1권씩 선정하여 학급 친구들과 함께 읽고, 비경쟁 이야기식 독서토론으로 깊이있는 독후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 학급을 두 개의 클래스로 나누어서 한 클래스는 담임교사가, 한 클래스는 교장선생님께서 이야기식 독서토론을 진행하지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소그룹으로 펀성하여 열 두 번의 독서토론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어린이들의 독서 동기를 북돋워주고 있지요. 교장선생님과 충암의 모든 선생님, 그리고 충암의 모든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함께 독서’ 라고 할 수 있지요.

책꿈숲 아침책산책 프로그램은 아침 일찍 등교하는 어린이들이 책과 함께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서 계획했어요. 아침에 일찍 등교하는 친구들은 도서실에 방문해서 빼곡한 서가의 책 숲에서 책을 찾고, 책을 읽으며 나의 꿈을 키울 수 있지요. 매일 아침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되지요. 어떤 날은 책을 구경하고 책을 찾느라 아침 시간이 다 갈 수도 있고요. 책읽기 삼매경에 푹 빠진 또래 친구들을 구경할 수도 있어요, 그러다가 어떤 책 한 권에 눈이 가서 홅어읽기 할 수도 있지요. 가랑비에 옷을 적시듯이 이러한 사소한 독서 경험이 차차 독서를 생활화하는 어린이로 자라게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고전읽기 독서토론 축제는 평소 읽기 어려웠던 고전을 학년별로 추천하여 함께 읽고, 토론하며 고전 읽기의 참맛을 느껴보는 행사랍니다. 고전은 옛 인물의 삶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여러 갈등과 해결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지요. 이러한 고전읽기와 토론한마당은 어린이들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바른 인성 함양의 덕목을 키우고 있는 충암만의 특별한 독서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추천하는 독서법이 있다면?

발문과 함께하는 독서입니다. 발문은 책 속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일 수도 있고, 책을 읽고 난 후의 독자의 다양한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발문을 하다 보면 책을 깊이있게 읽게 되고, 책 속 다양한 삶의 태도를 이해하고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답니다.
특히 매주 토요일마다 만나는 충암 인문학교실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을 통한 발문 만들기와 토론 수업을 강조하고 있지요.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이야기를 전달하므로 책읽기의 부담이 적고, 대체로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아 학생들이 편안하게 토론에 참여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학생들은 배움의 주체가 되어 질문 생성도 주도적이고 활발하게 하게 되지요. 이러한 발문과 함께하는 독서야말로 학생의 사고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소통을 강화하는 독서법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 최근에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은?

10월의 끝자락 가을이 무르익는 어느 날, 안동에서 열리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 폐막식 행사로 청소년 독서토론행사가 있었어요, 우리반 친구들 여러 명과 가을 독서 여행으로 안동에 다녀왔는데 그때 우리반 아이들과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함께 읽었습니다. 두레어린이 출판사에서 그림책으로 출간되어 우리반 아이들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무를 심어 자연과 인간에게 희망을 준 양치기 노인의 헌신을 다룬 이야기이지요. 이 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마음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감사, 사랑 등을 주제로 폭넓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리 모두를 위한 작은 실천 사항들에 대해서도 함께 나누는 뜻깊은 독서 여행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