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키우는 법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한국독서교육신문 이소영 기자]=사람은 합리적으로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호모 에코노미쿠스 모델이 학자와 법률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보편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양심의 힘이 살아가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바로 원더박스 출판사에서 2023년 12월에 신간으로 출판한 린 스타우트(Lynn Stout) 작가의 <양심은 힘이 없다는 착각>이다. 린 스타우트는 양심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에 주목하고, 양심이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최초의 학자 중 한 명이다. 양심이라는 것이 현대 사회에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양심적인 행동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새 훨씬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흔히 특정인을 가리켜 법 없이도 사는 양반이라는 말을 하지만 사람들의 양심적인 행동은 일상의 사소한 행위에서 무수히 나타난다. 새치기를 하지 않고 분실물을 취득하면 신고하며 구걸하는 사람의 그릇에 놓인 돈을 훔치지 않는 등의 행동들은 경찰의 감시 탓에 억제하는 행위가 아니다.

<지금 다시, 헌법>의 저자인 차병직 변호사는 추천사에서 책의 장점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양심의 힘을 이용해 사람들을 착하게, 사회를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인 제안이다. 이 책은 법과 제도를 주된 대상으로 삼으면서 정치·경제·사회복지·공동선 등을 두루 포섭하여 심리적이고 자기계발적인 측면에서 양심의 힘을 새롭게 이해하고 설명한다. 저자의 말대로 법을 연구하고,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이라면 양심의 이런 가능성에 당연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양심이란 비이기적이고 친사회적인 행동이라 규정하고 양심이야말로 가장 값싸면서도 효과는 가장 큰, 아주 바람직한 형태의 치안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외적인 물질적 유인책이 강조되면서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양심.

양심에 따른 행동이 외적 보상에서 제외되고 폄하되는 과정에서 힘이 없다는 오명을 덮어 쓸 수 밖에 없었던 양심.

하지만 작가는 우리 사회가 인식되지 못한 그 수많은 양심들에 의해 유지되고 진화되고 있음을 논리적인 증거와 경험적 증거들로 제시한다.

다만, 추천인 차병직 변호사가 언급했듯 이 책이 양심을 내세운 대안의 가능성은 보여주지만 구체적인 실용적 해결책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쉽기만 하다. 강력한 힘을 가진 현명한 양심가들이 실용적 대안을 궁리함으로써 양심없는 행동들에 상처받아 억울해하는 사연들이 줄어들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양심은 힘이 없다는 착각' / 린스타우트 지음 /원더박스 / 2023년12월8일 발행   사진제공-예스24
'양심은 힘이 없다는 착각' / 린스타우트 지음 /원더박스 / 2023년12월8일 발행   사진제공-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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