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주(辶-12, 5급) 
*차례 번(田-12, 6급)

[한국독서교육신문/성균관대학교 전광진 명예교수]

어떤 일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할까? 참으로 겁나는 질문이다. 먼저 ‘그는 주번 활동 때문에 일주일 동안 학교에 일찍 나가야 한다’의 ‘週番’이란 두 글자를 샅샅이 알아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週자는 ‘돌아가다’(go round)는 뜻을 위한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周(두루 주)는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요소다. 후에 ‘둘레’(circumference) ‘일주일’(a week)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番자는 ‘밭 전’(田)과 ‘분별할 변’(釆)이 합쳐진 것으로 ‘(밭에 남긴 짐승의) 발자국’(footprint)이 본래 의미였는데, ‘차례’(order) ‘번갈아’(by turns)같은 의미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래 뜻은 蹯(짐승 발바닥 번)자를 추가로 만들어 나타냈다. 

週番은 ‘한 주(週) 마다 차례[番] 대로 하는 근무’를 이른다. 군대에서 ‘주번 근무를 지휘 감독하는 책임 장교’를 주번사령(週番司令)이라 하고, ‘주번사령을 도와 주번 근무병들을 지휘 관리하는 장교’를 주번사관(週番士官)이라 한다는데, 요즘 군대에서도 그런 용어를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맨 앞 문제에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좌전(左傳)이란 책에 나오는 답은 아래와 같다. 불의(不義)를 자행(恣行)해서 끝내 잘 된 사람이 별로 없는 걸로 보아 틀린 말은 아닐 듯! 아무튼 의(義)롭게 살자! 

“의롭지 못한 일을 많이 하면, 
 반드시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된다.” 

 多行不義, 必自斃.
 다행불의 필자폐
    - ‘左傳’.
 *斃: 넘어져 죽을 폐

 

사진=핀터레스트
사진=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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