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

 

도서관 여행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주시가 지난 해(2023) 12개 시립도서관과 12개 직영 작은도서관을 이용한 시민이 197만 여명으로 집계되어 1년 새 24%가 증가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대출한 책도 1422천여 권으로 역시 1년 전보다 5% 이상(69,000여 권)이 늘었다는 보도자료(2024.1.30.)를 냈고, 언론에서 이 내용을 많이 다루었다. 이러한 도서관 이용 증가는 지속적 개방형 창의도서관조성을 통해 도서관이 책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산시 경우에는 광역대표도서관인 부산도서관이 지역 소재 49곳 공공도서관이 지난 한 해 총 781만 여권의 도서를 대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 1명당 2.4권 수준이라고 한다. 부산도서관은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매월 공공도서관 이용 수치를 집계하고 시민 독서율을 자체 점검하고 있다고도 한다. [<부산닷컴> 2024.1.30. 기사 참조]

 

모든 지역에서 도서관 활동 성과가 적극 공개하기를

 

필자는 지난 117일 쓴 “2024년은 도서관 역사를 쓰고 밝히는 한 해가 되길이라는 글에서 올해는 도서관 스스로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시작하는 바람을 말하면서 제안한 7가지 내용 가운데 하나가 도서관 활동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연보를 발행하여 시민들과 성과를 공유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전주시나 부산시 경우처럼 도서관 활동에 관한 통계와 분석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렇게 지난 한 해 동안의 도서관 이용 현황을 공개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많이 아쉽다.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공공도서관은 자체적으로 여러 가지 이용 데이터를 늘 확인하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매년 활동 결과를 정리해 지자체/교육청 또는 지방의회, 아니면 도서관운영위원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료들이 시민들에게까지는 잘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모든 지역에서 모든 도서관의 활동 성과가 적극 공개하기를 기대한다. 시민들이 도서관에 공개를 요구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시민들의 세금이 도서관을 통해 어떻게 쓰였고, 그 결과 시민과 지역 공동체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주권자인 시민의 책무의 하나일 것이다.

 

데이터는 더 다각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도서관 활동 데이터도 가능하다면 더 다양하게 분석한 후에 공개되면 좋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결과보고서는 전국과 광역 단위까지만 분석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2023(‘22년 기준)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보고서 참조] 지방자치 시대, 도서관 통계 분석도 기초자치단체 차원까지 세세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아마도 실제 데이터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각 지역 도서관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활동과 관련한 데이터를 자세하게 분석하고 도서관 운영 계획 수립이나 자체 평가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예를 들면 관련 데이터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전주시나 부산시 공공도서관의 보도 내용에서 몇 가지 추가적인 사항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해보다 도서관 이용자가 늘어났다고 한 것에서 더 들어가 보면 시민 1인당 몇 번이나 도서관을 이용한 것일까? 그리고 시민들 가운데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한 비율은 얼마나 될까? 책을 대출했다면 또 시민 1인당, 또는 회원 1인당 몇 권을 대출한 것일까? 그건 지난 해, 지지난 해보다 얼마나 늘어났을까? 아니면 줄어든 수치일까? 연령별로도 구분해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는 도서관 회원수를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으로 각각 구분해서 집계해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각 지자체별 연령별 인구통계가 있으니 그것과도 비교해서 각 계층별로 도서관 회원 가입비율 같은 것도 비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현상에 대해서는 그런 현상이나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 같은 것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이다.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 데이터로 현상을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정교한 기획과 실제 활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에 도서관들도 자기 활동과 관련한 데이터 추출과 분석, 활용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좋을 것이다. 그 모든 내용은 물론 도서관을 지탱해 주고 있는 시민들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은 용역사업이 아니라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일상업무가 되어야

 

현재 도서관 관련해서는 정부가 승인한 공식 국가승인통계로서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이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 공공도서관 뿐 아니라 국립도서관, 작은도서관, 장애인도서관, 교정시설도서관, 전문도서관과 관련한 공식적인 통계 데이터와 별도 작성되는 학교도서관과 대학도서관 통계도 제공하고 있다.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경우에는 매년 수집한 데이터 뿐 아니라 통계조사 결과 보고서도 별도로 작성해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조사한 통계 데이터 등을 활용한 운영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대한 보고서도 공개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 공개 시점이 그리 빠르지는 않은 것이 늘 아쉽다. 2022년 말 기준 공공도서관 통계도 77일에 통계조사 결과표가 공개되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829일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조사 결과 보고서는 1127일에야 공개되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9월 이 지면을 통해 통계 수집과 분석 시간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도 있다. 부산도서관 관련 보도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부산에서는 매달 도서관 이용 수치를 집계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제 도서관 현장에서도 보다 빠르게 필요한 핵심적인 데이터 수집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도 2023년 말 기준 공공도서관 통계를 보다 이른 시간에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3일부터 15일까지 일정으로 ‘2024년 전국도서관통계조사용역 입찰을 추진한다고 공지했다.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공공도서관 경우는 1차로 단위 도서관이 직접 입력하고, 2차는 조사기관이 수정한 후에 3차로 최종 확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정확한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사전절차가 지표설정(2~3), 시스템 테스트(~4)로 제시된 것이나 공공도서관과 같이 조사 대상 도서관이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국립도서관이나 전문도서관, 교정시설도서관 경우, 조사는 7~8월 진행되고 9월 중에 수정작업을 거쳐 10월에 검증, 확정하는 일정이 제시된 것 등을 고려해 보면 올해도 하반기에나 2023년 말 기준 통계 데이터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국가 차원의 도서관 정책 수립과 집행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가 되어야 할 통계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업무가 매년 이렇게 용역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은 이제 제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문화예술의 창달과 문화산업, 관광 진흥을 위한 연구와 조사, 평가를 추진할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문화와 관광분야에 대한 조사와 평가, 연구를 위해 관련 정책정보나 통계의 생산과 분석 등을 일상 업무로 수행하는 것처럼 이제 도서관 통계 조사와 분석 업무는 국가 도서관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일상 업무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일관성 있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빠르게 도서관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진=부산북두칠성도서관
사진=부산북두칠성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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