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고 아름다운 타임워프 판타지 로맨스
잊은 자와 잊힌 자를 위한 꿈

[한국독서교육신문 이소영 기자] 텀블벅 가뭄 시기 인기 프로젝트 및 194% 펀딩 성공작인 늘꿈 출판사의 신간도서,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늘리혜는 1인 출판사 늘꿈을 운영하며, 이야기가 담긴 시, 시소설과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판타지 세계관으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안에는 총 11개의 개별 프로젝트가 존재하고, 이번 신간은 그중 세 번째 프로젝트이자 핵심으로 상상력이 무한으로 확장되는 판타지 세계관이다. 개인들의 다양한 삶과 각자의 이야기들이 엮이고 엮이는 것이 우리의 삶이자 역사이고 세계 전체의 참모습이라 생각하는 늘리혜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현실과 가장 닮은 가상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피의 비가 내렸다. 

<일곱 색깔 나라와 꿈> p.12

표지의 매혹적인 그림과는 전혀 다른 도입부의 전개는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피의 빨강 나라에서 어느 날 수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의 공격을 받고 쓰러지고 꿈 속에서 희망의 노랑나라 사람인 플로로와 만난다. 그 후 꿈에서 깨어난 수노는 과거로 되돌아가 있다. 잊고 있던, 잊으면 안 되는 과거의 기억이 점차 되살아나고 수노는 마침내 숨겨져 있던 잔혹하고 아름다운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심장에 기억과 감정을 담아 떼어내. 그리고 묻어버려.

<일곱 색깔 나라와 꿈> p.181

고통뿐인 심장을 떼어낸 그날, 하늘에선 피의 비가 내리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흉측한 모습의 ‘타락’이 돼버렸다. 사랑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마음이 얼마나 힘겨웠으면 기억과 감정이 담긴 심장을 떼버리라는 악마의 속삭임에 동조했을까? 작가는 동화같고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통해 몹시 섬세하면서도 민첩하게, 따스하면서도 냉혹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많고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살아간다. 가족이라는 핵심적 관계에서 시작해 친구, 이웃, 연인, 동료 등 사회적 동물인 우리 개개인이 평생 엮이는 인간관계들만 해도 수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은 탓일까?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잊고 살아간다. 때로는 결코 잊으면 안 되는 사람조차 무심히 잊고 지낸다. 동시에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다. 가족만큼 소중했던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온 마음 바쳐 사랑했던 연인에게도 그렇게 잊고 잊힌 우리는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 소설은 소중한 이들을 잊고, 또 소중한 이들에게 잊히는 우리 모두에게 잔혹하고 아름다운 위로를 건네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판타지 대서사를 통해 ‘일곱 색깔 나라와 꿈'속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와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는 소식은 벌써 후속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일곱 색깔 나라와 꿈, 늘리혜 지음,  늘꿈 출판사,  2024.02.02.    포스터 제공-늘꿈
 일곱 색깔 나라와 꿈, 늘리혜 지음,  늘꿈 출판사,  2024.02.02.    포스터 제공-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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