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 함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지난 2024214일 수요일 7시에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사랑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주제로 문화심리연구자인 박성미 연구자의 강연이 진행됐다. 박성미 문화심리연구자는 이날 강연을 통해서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끌어안는 것, 사랑으로 낯선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려고 할 때, 지름길을 찾아주는 네비게이션이 되어줄 시간이라고 이야기 했다. 특히 이날 강연을 한 214일은 발렌타인데이라서 사랑을 주제로 한 강연을 더욱 의미있게 만들었다. 한편 박성미 문화심리연구자는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트라우마를 가진 당신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심리에세이>를 출간했는데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트라우마를 가진 당신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심리에세이>는 고통이란 무엇일까?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현재 나에게 미친 영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는 어린 시절 상처받고 내면이 뒤흔들린 나약한 개인이었던 저자가 심리학과 문학치료를 연구한 후, ‘분석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관찰하기를 노력하여 써내려간 심리 치유 에세이다. 오랫동안 외면하려 해도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내 무너뜨리는 유령 같은 고통의 정체에 대해 파악해야 했기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저자는 자기 분석에 관한 글을 썼다. 그리고 전문가의 관점으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분석하며 치유의 글쓰기를 완성한다. 저자는 상처를 가진 채 성인이 된 나관찰자와 분석자로서의 나의 시점을 오가며 지난 경험과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 가족 안에서 받은 상처와 고통, 폭력적인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야기된 불안,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 증상으로 발현된 병증으로 삶은 한때 피폐했지만, 자신의 고통을 끝까지 들여다보고 글쓰기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자신이 변화했음을 깨닫게 된다.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는 배가 난파되어 혼자 어두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아무도 모르게 홀로 불안이라는 유령에 쫓기고 있는 고통의 동료들을 위한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그동안 외면했던 내면의 그림자를 발견하여 드러내는 시간을 갖고, 자신을 무너뜨리는 고통의 정체에 대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주어진 고통을 받아들이게 되어, 비로소 편안함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저자는 개인 내적인 사건 중 일단 발생하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하는 사건블랙스완적 사건이라고 지칭한다. 이는 트라우마적 사건처럼 그 사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하면서 온통 그 사람을 지배하는 사건을 의미하며, 자신이 외면하고 싶은 내면의 그림자와 어두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중학생 때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하는 아버지를 목격하며 자신이 쪼개지고 분리되는이인증을 경험한 사건, 3 시절 근육 이상이 진행되어 목이 뒤로 꺾인 채 뒤틀리고 굳어버려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던 사건, 그런 자신을 갖다 버렸으면 좋겠다고 했던 아버지의 언어 폭력과 무관심 등 여러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으며 저자는 점점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깊어졌다.

성인이 되었지만 갈수록 더 큰 불안과 우울 속에서 살아야 했다. 어둠 속에서는 공포에 질려 누워있지 못했고, 처음엔 밤에만 불안발작이 일어나던 것에서 나중엔 낮에도 대중교통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고, 발작의 빈도나 발작으로 가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불안발작이 뭔지도 몰랐던 가족들은 그를 이상한 아이, 개선이 필요한 아이로 보았다. 20대 초중반을 견디며 저자는 누구의 이해도 받지 못하는 이상한 아이가 되어갔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었고,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마음이 경직되다 못해, 고장 나고 있었다. 고통을 회피하고 숨기려 했고, 이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누군가에게 이해받는 데에 실패했고, 실패한 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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