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고경진 기자] 

1627년 조선 인조 때 바다에서 표류하다 제주도에 도착해 조선인으로 귀화한 네덜란드인 얀 벨테브레이를 모티브로 삼아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지혜진(지음)/두둥실(그림)/특서주니어
지혜진(지음)/두둥실(그림)/특서주니어

오해와 편견, 차별을 뛰어넘는

두 소녀의 이야기

아미산 골짜기에 숨어 사는 초록 눈동자의 끝단이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처럼 초록 눈동자를 가진 양희를 만납니다. 할머니께 설렁탕 만드는 법을 배우는 끝단이와 화약을 만드는 것이 꿈인 양희는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끝단의 할머니를 대신해 염씨 할머니 댁에 설렁탕을 전해주러 길을 떠나게 됩니다. 제 아버지가 조선인이 아니라고 핍박하던 염씨 할머니에게 간다는 것이 싫어 무거운 마음으로 길을 걷던 끝단이는 발을 헛디뎌 항아리를 깨뜨리고 맙니다.

배척을 받던 두 사람은 

화해와 용서를 이룰 수 있을까요?

팔도 두 개, 다리도 두 개, 눈도 두 개, 코랑 입술은 하나. 똑같은 사람인데 구별 짓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심심해지는 건 참을 수가 없었다. 또래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뿐,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본문중에서

작품에는 얀 벨테브레이의 딸 양희 외에도, 조선시대 백정의 뿌리가 북방 유목민족의 후예라는 점에서 착안한 또 다른 다문화 소녀 끝단이로 등장합니다. 폐쇄적인 조선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의 두 소녀는 초록 눈의 도깨비라는 차별과 오해를 받으며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지요.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후 더욱 단단해지며 각자의 모습으로 반짝이게 됩니다.

 

<지혜진 작가&생각>
아주 오래전부터 마땅히
, 당연하게 있었을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또 너무 마땅한 이야기라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끝단이와 양희가 제 앞에 나타나 주었어요. 오해, 편견, 차별과 상관없이 씩씩하게 나아가는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글을 쓰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모두가 자기만의 색으로 반짝이는 특별한 어린이를 만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그 마음이 지금 우리 이웃의 어린이에게도 이어져 서로를 응원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이토록 당연한 어린이의 마음을 해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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