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가 있다. 바로 <알파세대가 온다>, <리더의 말습관> 등을 비롯해서 직장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와 실용서를 주로 만드는 천그루숲 출판사다천그루숲 백광옥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백광옥 대표, 천그루숲 제공]
[사진=백광옥 대표, 천그루숲 제공]

 

천그루숲 출판사의 소개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천그루숲의 백광옥입니다. 천그루숲은 201610월 첫 책을 만들었고, 20242월 현재 66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저희는 직장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와 실용서를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 천그루숲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빠와 딸이 함께하는 가족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책의 출간과정을 전반적으로 맡고 있고, 저의 딸인 백지수 팀장이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진= 백광옥 대표와 백지수 팀장, 천그루숲 제공]
[사진= 백광옥 대표와 백지수 팀장, 천그루숲 제공]

 

천그루숲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창업 전에는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요?

 

저는 올해(2024) 5월이면 출판을 시작한 지 30년이 됩니다. 19945월 도서출판 새로운 제안을 창업하며 출판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에디터로서 관리자로서 대표로서 23년 동안 약 600여 종 이상의 경영, 경제, 자기계발서 등의 실용서를 출간했습니다. 충분히 즐거웠고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출판사의 업력이 길어지다 보니 출간 분야가 고정화되고, 원고와 저자 역시 계속 비슷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결국 출판사를 동업자에게 넘기고, 저는 새로운 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이 바로 천그루숲입니다.

 

출판사 대표로서 이 맛에 출판사 하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보람을 느끼고 뿌듯한 순간이 언제였나요?

 

천그루숲의 시작은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1인 출판의 특성상 혼자 많을 일을 처리해야 하다 보니 많이 지치기도 하고 힘이 들었어요. 다행히 제 주변에는 함께해 준 많은 저자들이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다 보면 최소 2개월 이상 저자와 끊임없는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저자들과 끈끈한 동지애가 생겼습니다.

이런 저자 분들이 한 분 두 분 쌓이다 보니 전문성을 갖춘 저자 분들을 엮어 네트워킹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한 명 두 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열 명 스무 명이 넘어가고 서로가 시너지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전정으로 출판을, 천그루숲을 시작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책들을 출간하셨나요?

 

천그루숲은 지금까지 66종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중 자기계발서와 실무서의 비중은 약 7:3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시작을 <해시태그로 스토리를 디자인하라>와 같은 자기계발서로 시작하다 보니 이 분야의 비중이 높은 것 같습니다.

천그루숲의 저자는 80% 이상이 국내 주요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기업교육 강사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독자들의 니즈와 시대의 요구를 잘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복주환 저자의 <생각정리> 시리즈와 이임복 저자의 트렌드관련 도서가 천그루숲의 정체성을 잘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좋은 책은 무엇인가요?

 

우선 읽기 쉬워야 합니다. 전문서가 아닌 이상, 아니 저는 전문서여도 읽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분들이 책을 열었을 때 첫 장부터 이해가 안간다면 책에서 손을 떼겠죠. 그래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독자 분들이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도록 읽기 쉽고 편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책의 구성 또한 독자 분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유튜브,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해 어떤 정보든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독자 분들이 편리하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된 책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모든 작가님들과의 인연이 기억에 남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님과의 일화가 있나요?

 

한 권의 책을 기획하고 출간되기까지 짧게는 반년에서 길면 1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가 완성되고 본격적으로 편집작업에 들어가면 약 두 달 후에는 책이 출간됩니다. 보통 이 기간 동안 저(에디터)와 저자는 거의 연애 수준의 연락을 주고받게 되고, 그만큼 믿음과 애정을 가지게 됩니다.

20187월 말 즈음 천그루숲의 5번째 책의 저자인 빌딩과 사랑에 빠진 남자(빌사남)’ 김윤수 대표가 찾아와 엄청난 부탁을 했습니다. 9월 초에 결혼을 하는데, 저에게 주례를 서달라는 거였어요. 주위에 훌륭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 책을 함께한 에디터에게 주례를 부탁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어서 여러 번 고사를 했지만 결국 우리 저자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주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피치관련 도서를 출간한 저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MC 출신인 천그루숲 1호 저자 이현 대표가 함께 사회를 맡아줘 무사히 결혼식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부족한 저에게 인생의 가장 큰 이벤트의 한 자리를 함께하게 해준 김윤수 저자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진= 천그루숲 출판사 작가들, 천그루숲 제공]
[사진= 천그루숲 출판사 작가들, 천그루숲 제공]

 

저는 천그루숲 작가님들의 모임인 도토리가 인상깊었는데요. 천그루숲 출판사만의 문화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천그루숲이라는 이름은 미국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명언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천그루의 숲도 한 알의 도토리에서 만들어진다라는 문구였어요.

이 명언의 내용처럼 천그루숲의 도서 한 권 한 권, 저자 한 분 한 분을 한 알의 도토리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저자들의 모임을 도토리군단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출판사들은 각각의 에디터와 저자라는 관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 천그루숲의 책들은 제가 직접 에디팅을 하다 보니 한 분 한 분의 저자와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이런 문화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제가 에디팅을 하는 동안만큼은 한 알 한 알의 도토리를 늘려 나가며 울창한 천그루의 숲을 만들고 싶습니다.

 

천그루숲에서 책을 출간하고 싶어하는 예비 작가들이 있을텐데 천그루숲이 추구하는 이야기들이 있나요? 어떻게 하면 천그루숨에서 책을 출간하고 작가가 될 수 있나요?

 

사회가 다양해지고 정보들이 넘쳐나다 보니 많은 분들이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책을 출간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자신의 노하우를 세상에 풀어놓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다만 너무 책의 출간에만 목적성을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의 스토리, 나의 전문성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 때 책을 출간하는 것이 나의 가치를 세상에 더 보여줄 수 있습니다. ‘책의 출간에만 집중하다 보면 완성도가 부족한 나의 반쪽만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책의 주제를 기획하고, 원고를 쓸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가 듣고 싶은’ ‘독자가 원하는이야기를 들려줘야 합니다. 천그루숲이 보는 저자의 기준, 원고의 기준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 분들에게 필요한 내용이라면 저희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예정되어 있는 책 출간소식이 있을까요?

 

5명의 기업 강사들이 모여 1년 이상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최신 리더십 아티클을 연구하며, 그 인사이트를 정리한 HBR 리더십 인사이트라는 도서를 최근에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상반기 중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경위기에 대응하는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천그루숲 독자 분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앞서 저희 천그루숲은 아빠가 만들고, 딸이 홍보하는 가족기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빠와 딸이 함께 책을 만들다 보니 그만큼 책을 만듦에 있어 진심으로 애정과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자식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왕이면 허황된 주제의 책이 아닌 구체적인 책, 허투루가 아닌 진정성을 담은 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지금까지 저희 천그루숲의 책을 사랑해 주신 많은 독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저희가 만든 책이 독자 분들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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