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6개월은 제1차 반항기, 36~48개월은 황금기, 48~60개월은 무법자 시기 : 아이의 발달을 바라보는 부모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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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서교육신문 장선영 기자] = 아이가 18개월~60개월이 되는 3년 6개월은 부모의 인내심이 얼마큼인지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16개월부터 제1반항기가 시작되는데, 이 시기는 아이의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로 주관이 뚜렷해지고 의사 표현에 있어서 거침없이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시기입니다. "안돼, 싫어, 내 거야." 가 주된 3종 세트인데, 이는 아이의 발달단계를 그대로 표현하는 말이지요.

목욕을 해야 하는 상태인데, 씻기를 거부할 때도 "싫어", 옆집 친구가 놀러 와서 장난감을 함께 공유하며 가지고 놀자고 해도 "안돼", 살살 달래서 10개 중 하나만 친구에게 양보하자고 해도 "내 거야!!!"를 외치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36개월 미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게 당연한 말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몸 상태가 먼지가 묻고 지저분한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호기심이 이끄는 방향대로 몰입 경험을 하고 싶은 욕구에 충실하기에 씻기를 거부하지요. 만 3세까지는 자신의 경계에 대해 체득하는 시기이기에 타인이 경계안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거부하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입니다. 또한 소유욕이 발달하는 시기에 자신의 것을 타인에게 나누어 준다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뺏김의 상처를 남기는 일이지요.

따라서 이 민감한 시기의 아이를 기를 때에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최대한 허용적인 것이 좋고, 이해의 맥락을 넓히는 만큼 여유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꺾고 싶은 욕구가 고개를 들게 되지요. 그리고 그 순간 실수를 저지르게 되니까요. 아이가 부정의 경험을 최소로 겪도록 하시는 것이 지혜로운 부모님의 양육태도입니다.

아이는 안정과 불안정의 단계를 교차로 겪으며 성장합니다. 0~12개월은 부모에게 수동적으로 온전히 의존하고, 12~18개월까지는 걸음마를 연습하며 부모와 애착을 형성하기에 안정적인 단계입니다. 18~36개월의 아이는 자아가 형성되면서 반항을 시작하기에 불안정한 단계입니다. 자율성이 뿜어져 나오면서 호기심이 이끄는 방향대로 만지고, 던지고, 깨트리며 세상을 배워나가지요. 이 시기 아이에게 "하지 마. 안돼. "등의 부정의 말씀은 최소화하셔야 합니다.

인내의 시기를 지나 36~48개월이 되면 아이는 황금기에 접어들며 안정단계가 됩니다. 언제 반항했냐는 듯이 부모와 협상을 할 줄 알고 또래 관계를 통해 도덕성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지요. 사회적인 관계를 쌓아가면서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애정을 쏟기도 합니다.

4~6세에 종합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주로 발달하면서 도덕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인간성과 도덕성을 담당하는 뇌인 전두엽이 이 시기에 주로 발달하기 때문에 예절교육과 인성교육이 필요한 시기예요. 따라서 가정에서는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의 주제가 주를 이루는 전래동화와 명작동화를 구비하셔서 읽어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책을 통해 아이가 도덕적 기준에 대한 인지를 공고히 해나갈 수 있도록 책 읽는 가정환경을 만들어주세요.

48~60개월의 아이는 무법자 시기라 불릴 만큼 불안정한 단계에 접어듭니다. 제1반항기를 겪은 부모의 놀란 가슴이 잠깐의 황금기 시기에 쉬는 줄 알았는데, 거침없는 아이의 말에 주저앉게 되지요. 현관문 비밀번호를 자기가 먼저 눌러야 한다고 뒤집어지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엄마가 먼저 눌렀을 때 아이의 생떼는 아파트 전 층에 다 울려 퍼지게 됩니다. 어른이 보기에 아주 사소한 이런 일에 아이가 뒤집어지는 이유는 이 시기 아이의 자아가 전능한 자아의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과 자신이 동일하다고 느낄 만큼 아이는 자신이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 사고(Egocentrism)를 거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8세 이후에 발달하는 조망 능력을 아직 획득하지 못한 2~7세 아동의 전형적인 특성이므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아이는 이 발달을 거쳐가야만 타인의 감정도 조망할 수 있는 단계로 발달하기에 부모님의 허용적인 양육태도가 반드시 필요하지요. 아이를 기르며 인내심을 기른 부모는 사회에서 겪는 어떤 어려움에도 잘 대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육아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지요. 육아는 축복입니다.

불안정하다는 것은 부모에게 의존하고 싶은 욕구와 한 사람의 인격을 갖추어 독립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시소를 타는 것입니다. 이랬다저랬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자신의 욕구에 따라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이기에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이 시기 전능한 자아의 행동 특성을 보이는 아이에게 부모님이 해주실 수 있는 배려 깊은 사랑은 [져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게임에서 져주는 것, 아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먼저 누르고, 현관 비밀번호를 먼저 눌러보도록 기다려주는 것, 그렇게 기다림의 미학을 부모가 익히는 동안 아이는 자라있습니다.

전능한 자아가 채워진 아이는 유능한 자아로 발달을 이어나가지요. 유능한 자아라는 것은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나는 노력하면 목표하는 것을 이룰 수 있어." 하는 자기 효능감과 자기 존중감을 획득했음을 의미합니다. 전능한 자아일 때는 자신이 신과 같이 행동해도 부모가 다 받아주었기에 자신의 전능함을 겪어보며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그 과정에서 좌절도 겪고, 실패의 경험도 겪어보게 됩니다. 실패하고 실수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신이 아니며, 인간으로서 배우고 익혀나가야 하는 것이 세상에는 많음을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배려하고 기다려준 부모님의 사랑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배려 받은 아이는 부모에게 그 배려와 사랑을 되돌려 줍니다. 일상에서 시시때때로 부모를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해 주지요. 그것은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는 귀한 사랑입니다. 격렬하게 뒤집어지던 무법자 시기의 아이가 천사 같은 말과 행동을 하는 균형기로 접어들게 되면서 유능한 자아로 발전을 이룹니다. 이기려고 악을 쓰던 아이가 어느새 부모에게 지더라도 태연하게 웃으면서 "한 판 더~"라는 말로 의기양양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졌지만, 다음 게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 지금은 졌어도, 이긴 상대방을 축하해 주는 의연함을 보이게 돼요. 60~72개월의 아이가 균형기로 접어든 것은 안정단계입니다.

이렇게 아이는 안정과 불안정을 반복하며 성장합니다. 자녀가 부모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사를 표현하고 행동한다고 해서 아이의 존재도 미워해서는 안됩니다. 아이의 존재와 행동을 구분해서 아이의 존재는 한없는 사랑으로 끌어안아 주시되 공격적인 행동은 분별해주셔야 아이가 안정감을 느낍니다. 아이의 행동과 행동 이면에 숨어 있는 자아의 발달을 캐치하시고, 아이를 존중해 주셔야 해요. 그래야 아이는 부모를 신뢰할 수 있고, 신뢰의 경험이 쌓여야 아이는 부모의 권위를 존중하는 순종적인 아이로 성장합니다. 권위는 신뢰가 반드시 쌓여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고유함을 가진 비순응성 아이를 순종적인 아이로 기른다는 것은 이렇게 인내의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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