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본질적으로 다른 상품과 다르지 않아서 사회적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원고를 받아들었을 때 이 책이야말로 그런 흐름이 잘 반영된 육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육아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맞물려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는 출간 이후 많은 부모 독자들의 관심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빠 육아가 대세다
TV 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2013년부터 시작된 ‘육아빠’ 또는 ‘육아남’ 열풍은 해가 지나도 여전하다. 이 두 프로그램 외에도 형식과 내용이 비슷한 남성 육아 예능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의 흥행은 단발성 이슈가 아니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육아가 여성의 몫이 아닌 가족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아빠들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추세다. 아내를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발달에 아빠의 존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육아에 임하는 자세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현상이 엄마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육아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 아내의 은근한 압력에 스트레스를 받을 법도 하다. 사실 텔레비전 속 아빠들의 모습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에게는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있을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지만 보통의 아빠들에게는 실현 가능적이 적은 일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평범한 아빠들은 시간도 없을뿐더러 육아하는 방법도 잘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제시하는 3분은 비용 대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며, 아빠의 부담도 덜어준다. 또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노력만 기울인다면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책은 아빠 육아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상황에서 아빠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육아 비법을 알려준다. 육아하는 아빠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들의 숨통을 틔어 준다

▲ 한경BP 마수미 편집자가 책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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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여, 하루 3분만 아이에게 시간을 내주자
이 책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내 어렸을 적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덜 풍요로웠다. 키즈카페나 실내 놀이터도 없었다. 하지만 아빠와 보내는 시간은 요즘보다 많았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곳에 바람 쐬러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었다. 잔디밭과 꽃, 나무 몇 그루뿐인 공원이었지만 돗자리를 깔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그 날의 추억을 몇 장의 사진으로 남기는 것만으로도 아빠와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빠들의 역할 중 하나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라는 개념이 우리 사회에서 당연시된 건 불과 몇 년 전부터라고 한다. 결론은 지금 우리 사회가 아빠들에게 지나치게 육아의 짐을 지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렌디’ 같은 신조어를 만들고, 육아에 적극적이지 않은 아빠를 ‘나쁜 아빠’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아빠와 보내는 시간, 놀이는 자연스러운 가정의 풍경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강제적인 의무가 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은 있을 수 있지만 부부가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아빠 육아란 대단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며, 짧은 시간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이미 아빠가 되었거나 혹은 아빠가 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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