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각국에서 운영중인 한국음식점들 일부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슐렝 가이드(Michelin Guide)에 등재되는 등, 전 세계 부는 '한식(寒食)'열풍이 가히 대단하다. 한식을 맛 본 외국인들은 하나 같이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다른 맛"이라며 한식의 세계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한식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겸 요리연구가로 활동 중인 홍신애 선생 역시 '한식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한식예찬을 펼쳤다. 그는 현재 '한식 대중화'를 꿈꾸며,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식의 소박함과 정갈함 그리고 영양까지 골고루 갖춘 그의 음식과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 홍신애 요리연구가가 환하게 웃고 있다.

'한식'은 내 운명
홍신애 연구가는 작곡을 전공한 음학학도였다. 미국 뉴욕으로 유학 길에 오른 그는 상당 기간 뉴욕에서 지냈다고 회상했다. 세계 각 국의 음식이 집결한 뉴욕에서도 한식이 그리웠다고 한 홍 연구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었다. 유학시절,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직접 떡을 만들었다는 그는 요리와의 질긴 인연을 소개했다.

"생각해보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먹는걸 좋아했어요. 저 뿐만 아니라 가족들 모두 음식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했죠.(웃음)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북 출신 이셔서 북한 요리도 많이 만들어 먹었답니다"

이처럼 홍 연구가는 유년시절부터 요리에 남다른 애정과 흥미를 느끼며 삶의 일부가 됐다고 한다. 중학교 졸업 할 때 그는 3년 동안 한 달에 1만원씩 모은 종자돈으로 오븐을 샀다고.

"당시 친구들은 옷을 샀는데 전 오븐을 사서 카스텔라 만들어 먹고, 이 정도로 요리에 대한 의욕이 있었나 봐요. 하하"

이에 한식은 그의 오랜 유학시절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 된 셈이다. 특히 그는 외국 생활을 하면서 더 다양한 한식 레시피를 개발하며 폭넓은 요리 연구를 할 수 있었다고. 이와 같은 열정으로 그는 지인을 통해 우연한 계기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게 됐다.

"제가 아는 분이 한 잡지사에서 근무하셨는데 '칼럼을 써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어요. 쓰는 내낸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하하"

이를 계기로 그는 한 케이블 채널 토크쇼에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참여하게 됐고, 그 인연으로 또 다른 프로그램과 영화 등에서 활동하면서 그의 이름 석자를 알리게 됐다. 최근 푸드스타일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 연구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여러 프로그램에 스태프(푸드스타일리스트)로 참여하면서 제 직업에 대한 메이킹 필름을 제작해주신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걸 통해서 방송을 데뷔한 셈인데 이후 패널로 많이 출연하게 됐죠.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특별한 건 없어요. 요리를 통해 의미 전달을 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가 잘 전달되게 도와주는 역할이에요"

이에 그는 2011년 개봉한 영화 '푸른소금'(감독 이현승)에서 화려한 요리 테크닉을 선보이며, 음식을 통해 의미전달에 충실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홍 연구가는 이뿐만 아니라 매년 책 집필을 하며 요리에 대해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 블로그가 유행했을 당시, 제가 집에서 요리하는 레시피를 올려놨어요. 요리 할 때마다 게시해놓으니깐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2007년 처녀작 '맛없으면 신고하세요 1'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요리책을 출간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꾸준하게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점은 요리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 연구가는 책을 출간하면서 '적어도 1년에 한 권씩 출판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요리를 매일 하기 때문에 레시피가 꾸준하게 만들어져요. 제가 십 년 전에 한 멸치볶음과 지금 만드는 멸치볶음을 비교해 보면 차이점이 있어요. 비슷한 요리라고 해도 과거와 현재의 다른 점이 있고, 이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에 책 출간을 하고 있죠"

이 때문에 그의 신간에는 이전 책에 소개됐던 요리 레시피와 겹치는 것이 종종 있다. 항간에는 레시피를 재탕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지만 이에 대해 그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멸치볶음이 있을 순 있지만 같은 레시피가 전혀 아니에요. 매번 달라지는 레시피고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요"

홍 연구가는 현재 요리연구가와 작가 이외에도 방송일과 한식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가게는 연일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터뷰 당일에도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식사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지금 가게를 하기 전에 5~6년 전에 유기농 디저트 카페를 오픈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이른 아이디어였어요. 망하고 나서 다신 요식업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아는 동생이 '언니가 집에서 하는 음식을 대접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생각해보니깐 제가 집에서 초대에서 대접하면 다들 좋아하셨거든요.(웃음)"

그의 자신감은 곧 성공의 지름길이 됐다. 손님들의 입 소문으로 어느덧 신사동의 유명 음식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홍 연구가는 이 곳에서 선보인 요리 레시피를 바탕으로 또 다른 책을 집필하고 있다고.

"1년 정도 운영했는데 그 동안 또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연구하고 개발했어요. 이를 정리해서 올해 하반기에 요리책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그는 요리연구가로 활동하면서 매일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고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냐는 그는 향후 한식의 세계화에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식을 정리해서 방송이나 책을 통해 알리고 싶어요. 저는 가끔 세상에 모든 음식을 못 먹고 죽을까 봐 걱정 되요.(웃음) 시간이 되면 전 세계의 모든 요리를 먹는 것도 제 또 하나의 소원이랍니다"

홍신애 요리연구가의 책 추천

▲ 홍신애 연구가의 추천도서 '하루 30분 요리가 된다'

'하루 30분 요리가 된다(가정식의 정석)'(홍신애 저, 푸른숲)
바쁜 일상에 치여 인스턴트 간편식을 매일 먹을 수밖에 없는 맞벌이 부부 가정이나 싱글 가정이 늘고 있다. 성인 아토피, 변비, 각종 트러블을 경험하며 자기 몸의 소중함을 뒤늦게 자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화학조미료를 최대한 배제한 영양가 있는 가정식 노하우를 가르쳐줄 수 있다면 어떨까? 아침마다 직접 도정한 오분도미로 지은 밥을 하루 100인분만 판매하는 가정식 식당 '쌀가게 BY 홍신애'를 통해 건강한 가정식을 확산시키고 있는 홍신애. 그녀는 이런 바람에서 '하루 30분, 요리가 된다'를 집필하게 됐다. 이 책에는 후다닥 시간을 벌어주는 한 그릇 음식부터 몇 가지만 알아두면 이젠 걱정 끝, 손님상까지 상황별 가정식 요리 151가지를 담은 홍신애의 시크릿 레시피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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