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인성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갈 인재를 양성하다

▲ 인천 전자 마이스터 고등학교의 전경(조은비 기자)
인천 전자 마이스터 고등학교(교장 박영조. 이하 인천 마이스터고)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이다.

마이스터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중견 기술 인력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전문계 특성화 고등학교이다.

교육부에서는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학비면제와 기숙사 생활, 실무 외국어 교육, 입대 시 특기병 복무, 제대 후 산업체 복귀 등의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인천 마이스터고 역시 2009년부터 전자 통신 분야의 마이스터 고등학교로 지정돼 학생들의  전문적인 기술 교육 및 취업 후 진학을 돕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를 키워나가는 특별 프로젝트

인천 마이스터고는 글로벌 기술인재 양성을 목표로 '영마이스터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영마이스터인증제도는 학생들이 받는 교육을 인성, 감성, 외국어, 전문기술의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 직업인으로서의 소양부터 실무능력을 함양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평가가 학교 자체평가와 산업체 평가를 함께 반영해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졸업 후 학생들을 선발해가는 현장 관계자들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

또한 장기적으로 평가가 진행된다는 점은 고등학교 입학 후 '빠른 포기'를 하는 학생들의 비율을 낮추고 학생들의 의욕과 성취감을 높여 주고 있다.

2학년 정보통신기기과 김수환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일을 빨리 시작하고 싶었고, 학교 수업료에 기숙사비도 전부 공짜라서 지원했다. 들어와 보니 전공과목들이 정말 처음 들어보는 것들밖에 없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웃음). 이런 점을 고려해 학교에서 기초부터 알려주기 때문에 수업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밌다."고 말했다.

인천 마이스터고 박영조 교장은 "혁신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통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교육 프로그램들을 도입했다. 특히,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으로 뛰어드는 어린 학생들이 보다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고 또 오래 일할 수 있는 기반은 바른 인성이 만든다고 생각해 직업윤리교육 및 인성교육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매일 점심식사 전 '이주의 영어문장'을 암송하는 학생들(조은비 기자)
나이는 어려도 '명장'은 명장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수업 외에도 모든 전공 수업을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하고 전문용어 인증제 시험과 함께 졸업 전에 OA 자격증 1개와 전문분야 자격증 2개를 필수적으로 따게 한다.

또한 학생들은 각자의 전공을 살려 설계 도안부터 PPT까지 전부 책임지고 자신만의 작품을 직접 기획, 설계해 발표하는 명장양성프로그램(MDP)을 이수해야 한다.

400시간에 걸친 MDP 교육활동은 자신이 구상하는 신제품에 사용하는 부품 하나하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사용 이유 등 매우 상세한 부분까지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창의력과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또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발표를 현재 산업현장에서 현직 근무하는 연구 소장들을 초청해 평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현장감을 키워주고, 기업에서는 잠재력 있는 학생을 찾을 수 있어 서로에게 좋은 WIN-WIN 활동인 셈이다.

박 교장은 "이 발표를 보고 각 기업에 맞는 우수한 학생을 미리 점찍어 놨다가 졸업하면 바로 데려가는 기업이 많다."며, "생산직이 많은 일반 전문계 고등학교들과 달리 우리학교 학생들은 처음부터 '연구원'으로 뽑혀가기 때문에 더더욱 창의적인 인재로 양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3학년에 학과별로 평가영역을 설정하고, 실제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산업현장 인사들이 평가해 능력을 검증하는 전공 관련 프로젝트도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

2학년 전자회로설계과 이수진 학생은 "개인적으로 인문계보다는 이곳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 똑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흥미 있는 과목의 실습을 하니까 훨씬 이해도 잘된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배우는 것이 반드시 쓰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보니 수업에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인천 마이스터고는 학생들의 해외취업에 도움이 되도록 매주 화, 목에 토익 스피킹 강의 및 시사영어사 시간을 가지고, 학년 말에 2학년 전체학생을 필리핀에서 3주간 무료연수를 받게 한다.

또한 매년 독일에 10여명의 유학생을 보내 독일에서 현지 취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조은비 기자)
입학부터 졸업까지 몸과 마음의 짐을 덜어주다

인천 마이스터고는 학비와 기숙사비 등을 전부 국가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별도의 사교육비가 들지 않아 학부모들의 부담이 훨씬 적다.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이면 집으로 귀가해 '부모님께 큰절하기'를 하고, 월요일에는 학교로 돌아와 부모님께 '효도문자 보내기'를 실천한다.

박 교장은 "처음에는 기숙사로 보내는 것에 우려를 표하던 부모님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이의 태도가 변하고,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 꿈을 찾아가는 모습에 감명 받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수환 학생은 "저녁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정규수업시간에 했던 것의 보강수업이다 보니까, 잠깐 놓친 부분이 있어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고, 아침에 학교 등교시간이 기숙사에서 교실까지 2분이니까 참 좋다."며, "기숙사에서 다른 과 친구들과 같은 방을 쓰면서 과를 넘나드는 우정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선취업 후진학을 권장하고 있다.

선취업 후진학은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취업 후 1~3년의 경력을 쌓은 후 자신의 진학 의지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는 제도이다.

수능점수가 필요하지 않고, 장학금, 학비 지원 및 재직 중인 기업으로부터 교육비용과 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어 교육 수혜자의 부담이 훨씬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업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직원의 능력을 비교적 저비용 고효율로 개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권장하고 있다.

이수진 학생은 "사실 중학교 때 정말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그런데 전문 기술을 배우고 수시로 강사 분들과 현장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할지 감이 잡히는 것 같다. 이곳에 들어와서 선취업 후진학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최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수학은 미적분, 과학은 과학 2까지 가르쳐서 학생들이 졸업 후에 석 박사 자격증까지 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박 교장은 "이미 졸업생들을 선발해 간 중소기업 및 대기업 연구소들은 이곳 아이들이 인사성도 밝고 공동체 정신이 바르게 섰다고 모두 반긴다."며, "어린잎들이 이슬비에 젖듯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윤리의식을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인천 마이스터고는 해외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영어교육 중심의 외국어 교육에서 벗어나 중국어, 독일어 등 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국가별로 맞춤형 외국어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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