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로 손꼽히는 이금이 작가와의 만남이 지난달 20일 서울도서관 4층에서 진행됐다.이날 이 작가의 인기를 입증 하듯 강연회장은 학생들과 학부모들 수많은 청중들로 가득 찼다. 충청도 한 시골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 작가는 본인의 유년시절부터 시작해 작가가 된 계기와 신작 '청춘기담'(이금이저,사계절)의 숨겨진 비화까지 화려한 입담을 선보이며, 청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야기꾼'을 꿈꾸던 유년시절
충청남도 청원에서 태어난 이금이 작가는 조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13살이 되기 전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마을에서 생활한 이 작가는 "시골에서 지냈기에 작가의 꿈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어두운 밤이 되면 초롱불에 의지해 할머니의 고전동화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고. 그는 할머니의 청산유수와 같은 말솜씨와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고 처음으로 할머니와 같은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 이금이 작가가 서울도서관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만 듣고 자란 것 같아요. 같은 이야기를 또 다르게 해주시고, 친할머니 이외에도 근처에 사시는 한 할머니가 계셨어요. 동네에서 유일하게 한글을 읽을 수 있는 할머니였는데 저녁마다 그 할머니 댁으로 가서 고전이나 세계명작 등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죠.항상 그 다음날이 궁금했어요.그 할머니 이야기 들을 생각에 말이죠. (웃음)"

이처럼 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성장한 이 작가는 ‘이야기는 만드는 것’이라는 개념이 잡히면서 책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고.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책’가진 친구들이 부러운 그는 학창시절 공부는 썩 잘하지 않지만 아는 것이 많은 학생으로 통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이를 통해 그는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음은 물론 작가에 대한 확고한 꿈을 다질 수 있었다. 확고한 장래희망과 비전을 가진 그는 1984년 '새벗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드디어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작가'라는 꿈 이룬 과정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선사한다. 학벌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이 작가는 오로지 자신의 재능발휘를 통해 작가가 됐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이날 "작가 활동을 하면서 초반에는 '몇 학번이냐? '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대학을 나오지 않은 나에게 콤플렉스가 됐다"면서 "그래서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됐을 무렵 방송통신대에 입학해서 공부를 했는데 정말 나에게 맞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마가 다시 공부하게 됐다'는 말을 해놨기에 졸업은 하자는 심정으로 임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방학을 맞아 어린 학생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이들 역시 이 작가가 꿈을 이룬 과정을 듣고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을 터.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명확한 자신의 꿈이 있었기에 그 꿈만을 바라보고 달린 이금이 작가의 삶은 우리에게 특별한 가르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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