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토종씨의 행방불명> (박경화 글, 박순구 그림. 양철북)
여우와 토종 씨의 해방불명이라니...... 제목이 익살스럽다. 그러나 그 내용만큼은 결코 익살스럽거나 가볍지 않은 생물 종 다양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때 우리나라에 아주 많은 여우가 살았다. 1945년에서 1960년 대까지 야산에서 여우가 번식할 정도로 그 수가 꽤 많았다. 그런데 그 많은 여우는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여우가 다시 먹으면서, 또 여성들 사이에서 여우목도리가 크게 유행하면서 그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종래에는 우리나라에 여우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알고 있는가? 모피코트를 한 벌 만들기 위해서는 무려 여우 20마리, 밍크 70마리, 친칠라 200마리가 죽어야 한다. 한마디로 코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이유 없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경화 작가는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을 굳이 사야 한다면 포장에 사이테스(CITES) 인증표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라고 한다.

▲ '여우와 토종씨의 행방불명'

그렇지만 역시 가장 좋은 것은 가죽이나 털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저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까닭이 있듯이 동물 역시 생태계에서 각자의 몫이 있으며 모두 다 소중하고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그럼 토종 씨는 다 어디로 갔을까? 박경화 작가는 그 토종 씨들이 사라진 것은 우리 소비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한다. 우리 스스로가 토종 씨 농산물을 먹지 않거나 기피하기 때문에 사라졌다는데...... 문제는 오늘 날 개량종 씨앗들은 생식 능력을 스스로 제거한 불임이며 ‘자살 씨앗’ 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씨를 다시 심어도 열매가 열리지 않으며 농부 들은 어쩔 수 없이 해마다 시장에서 종자를 다시 사와 심는다. 종자 주권은 식량 주권이다. 개량종에 밀려 다양한 토종이 사라진다면 종자 수가 단순해져 자가 번식력을 잃어 버려 멸종 된다. 그러므로 나라에서 종자 개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제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옷 이야기, 생수 구매를 자제해야 하는 이유 등 다양한 환경 생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며 겪은 이야기 들을 생물 종 다양성에 비추어 잘 풀어 놓았다. 생물 종 다양성의 중요한 이유, 균형이 흔들리게 된 까닭, 생물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 일상에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일 등 진심으로 환경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책이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