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김창호 교장을 만나다

 언제부터일까. 서울 유명 대학교를 나와도 졸업자는 취업을 걱정하고 진로에 대한 방향과 안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대학 네임밸류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의 교육적 이상은 더 이상 국내를 목표로 두지 않게 되었다.

단순히 명석한 두뇌와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다 해서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진로와 실현시켜나갈 자력을 뒷받침하는 인성까지 많은 복합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인재는 만들어질 수 있다. 하버드, 프린스턴, MIT, 시카고, 존 홉킨스 대학 등 미국 상위권 8개 대학 진학 실적이 세계 13위에 오를 정도로 매년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며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대원외국어 고등학교 김창호 교장을 만나 보았다.
 
▲ 김창호 교장선생님
 
사회에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자리 잡히길 바라
“인성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상위권 학생들이 입학을 해오는 저희 학교는 졸업 한 뒤 많은 학생들이 사회 요직으로 가기 위한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더욱 인성이 중요하죠. 그 자리에 앉아있을 때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실천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그의 답변은 놀랍게도 교육 그 이상의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다. 혹자들은 상위 학생들이 많으니 진학률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느냐 부러워하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 그는 진학률에서도 그 외의 아이들의 교과 외 인성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대원국제중학교 교장 재직 시절에는 진학에 대한 구애를 받지 않아 좋았다며 웃음 짓기도 했다. 절대평가제인 중등교육과정에서는 독서와 봉사활동, 현장 학습 등 비교과 활동 등을 다양하게 시행 수 있어 소신대로 풍성한 교육활동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입시가 가까운 학년이 될수록 학부모도, 교사도, 학생도 모두 진학에만 더 신경을 쓰게 돼요. 저도 이제는 진학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예전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수시로 대학을 들어가는 비율이 많아져 다양한 비교과 활동들도 심사하는 대학이 많으니까요. 저희는 인성을 키울 수 있는 비교과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실제로, 대원외고는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이 의무적이다. 기관 측에서는 미리 내년 봉사활동 계획이 잡히기 때문에 대원외고는 봉사활동 스케줄은 항상 먼저 잡아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계획된 기간에는 학생들이 역할분담에 따라 봉사에 참여한다. 매년 같은 기관에서 이어지는 지속적인 100여 시간의 봉사활동은 아이들 내면에 큰 변화를 몰고 온다고 했다.
그는 이렇듯 가장 깊은 내면의 단단함을 토대로 한 뒤 꽃을 피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 고 있었다.
 
“항상 우리는 교육을 통해 완전체를 추구합니다. 100% 목표를 이루게끔. 하지만 실제로 성공은 100%가 아니에요. 30%만 완성해도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성공의 기준도 인성교육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진마음과 용기를 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지식
 
그의 이야기와 함께 곁에 있는 대원외국어 고등학교의 교훈이 눈에 들어왔다. <지인용>.
‘지식은 어진 마음과 용기를 바탕으로 해야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그 어느 학교보다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교육을 철학을 보건대 아마 진학률 설계보다 더 많은 고민과 계획이 항상 뒤따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항상 교육에 대한 고민을 골몰할 수 있는 있는 김창호 교장 본인의 꿈을 따라 걷는 길이기에 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는 스스럼없이 꿈이 교육자였고,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또 많은 인재가 모인 학교의 교장으로 일하고 있다.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더 즐겁죠. 언제나 직접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최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고 또 간접적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도 만족하고 있어요.”
 
그는 학업, 교우, 개인적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불러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 아이들의 심리적 갈등을 이해하고 또 함께 해결해나가는 마음의 치료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잘못된 기성세대의 절차를 밟지 않고 적어도 학생들은 자기관리를 잘하는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완전체는 있을 수 없지만 최적화된 리더는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아직은 한국식 교육이 남아있지만 세계 모든 문화가 공유되는 이 시대에 국제화에 동참하지 않으면 누구든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라 우려했다. 대원외고 학생들에게 글로벌 교육은 익숙했다. 대원외고는 국제 이해교육을 바탕으로 외국어 교육뿐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 전체를 습득하는 교육을 받고 있었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글로벌한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다문화가정이 많아지는 현실 속에서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모두를 이끌 수 있는 글로벌 리더의 첫째 조건이 아닐까요.”
항상 교육 철학과 방향, 소통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김창호 교장의 곁에는 빼곡하게 밑줄 그어진 책들이 가득했다. 그 책들 중 그는 추천 책으로 <핀란드 경쟁력 100><공감의 시대><탈무드 하브 루타 러닝>을 꼽았다.
이제껏 김창호 교장이 말한 성공은 30%의 기준이었다.
필자는 그가 이를 넘어 99%의 리더로 완성되어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높은 퍼센티지(%)는 리더로서의 끊임없는 고민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의 밑바탕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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