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이종현씨 가족을 만나다

따스한 봄볕이 통창으로 밀려오는 3월 주말 이종현씨 가족은 도서관 나들이로 분주했다.

▲ 도서관에서 이종현씨 가족이 책을 읽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독서로 몸과 마음이 희망차고, 튼튼하게 자라요"

늘 활달하고 호기심이 많은 딸 가연이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못 참는 아들 다건이는 부모님과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으며 정보력을 키워 나간다.

부부는 2년전 딸과 아들의 태명을 희망이, 튼튼이로 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가훈을 <희망차게 튼튼하게 살자>로 만들었다. 이는 무엇에든 희망을 품고, 강건한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뜻이 담겨있고, 그 뜻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름길은 독서라고 생각했다. 이에 부부는 두 아이가 유아 시절때 일찍부터 도서 대출증을 만들어 선물하였고, 달에 도서관을 안 가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로 이종현씨 가족은 매일 도서관에 출석해 왔다. 특히 큰 딸 가연이는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독서왕 프로그램에 도전하여 연속 2번이나 독서왕에 선정되었고, 이후 가족들은 더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함께 오붓한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엄마 허은주씨는 “남편이 퇴근 후 쉬고 싶을 텐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 줘서 고맙게 생각해요”라며 “가연이와 다건이가 이러한 시간을 통해 희망이 자라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길 바라요”라고 말했다.

▲ 2회 독서왕 을 수상한 가연이가 재미나게 책을 읽고 있다.

긍정을 바라보면 부정은 보이지 않는다. 신이 부리는 요술 ‘왓칭(watching)’

부부는 삶을 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만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많다”라고 고백 한다. 그러다 최근 김상운 작가의 ‘왓칭’을 읽으면서 어떤 어려움도 희망적 상상으로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한다. 특히 엄마 허은주씨는 유년시절 8남매 중 일곱째 딸로 부모님의 바쁘신 육아와 살림살이에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보니 자존감이 낮게 고착화 되어 그것을 깨기가 어려웠다. 이것은 대학시절 교양 과목으로 인간관계론을 배우며 자존감에 대한 터닝포인트 시간을 갖게 되었고, 결혼 후 주부로, 여자로 인간평등관계론을 적용해 나가며 뚜렷한 주관과 결정력을 갖게 되었다. 그 생각에 따라 남편 이종현씨도 대화를 통해 이해해 주며 받아주었다. 앞서 말한 책 ‘왓칭’은 그래서 더 부부에게 와 닿는 도서다. 나아가 양자 물리학의 ‘관찰자 효과’를 인지하며, 사람이 바라보는 대로 만물이 변화한다는 것을 누차 읽고 나니 부정적 요소들이 하나씩 지워지기 시작했다. 부부는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보어, 파인만 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이 입증해 온 관찰자 효과를 자녀들에게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천재성을 이끌어 내는 가장 큰 힘은 동기유발, ‘독서하브루타’

‘독서하브루타’는초등교사로서 35년째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강점과 잠재능력을 찾으며 만들어진 도서다. 엄마 허은주씨는 세상이 4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해 가는 시대에 자녀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창의적 발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러려면 일차적으로 엄마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작년에 서평전문강사반에 등록하여 수료 후 현재 강사 및 독서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강사반에서 배운 서평폼(따따하131)은 ‘왜?’ 라는 질문을 토대로 책을 지은 작가의 의도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그녀는 스스로 사고의 폭을 넓히고, 창의적 말과 글을 협업으로 이끌어내는 훈련을 해왔다. 현재 군부대와 도서관, 학교에서 서평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은주씨는“수강자와의 사이에는 기본적인 교감과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 이행 전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편안한 분위기와 즐거운 기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서로 밝은 표정이 된 후 그 수업의 목적을 순조로이 진행한답니다. 저는 단순히 가르치는 것이 아닌 인간적인 교류가 먼저라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그녀는 학생들과 함께 단 한가지라도 배우고, 그것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깨어있기 위해 읽고,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원리를 깨달아야 이해할 수 있어야. ‘정약용’

조선 후기, 실학을 대표했던 정약용. 그는 실학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을 계획, 설계하는 일에 참여했고, 암행어사로 활약하는 등 젊은 날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무엇보다 독서력과 집필정신은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아빠 이종현씨도 사회나 가정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 중 한 권이 ‘수원화성과 정약용’ 위인전이었다. 그 안에 “나는 몇년전부터 독서에 대해 깨달은 것이 있다. 책을 헛되이 그냥 읽기만 해서는 하루에 백 번, 천 번을 읽더라도 오히려 읽지 않은 것만도 못하다.  무릇 책을 읽는 동안 한 자라도 모르는 게 나오면 세밀하게 연구하여 그 원리를 깨달아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날마다 이런 식으로 읽는다면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수백 권을 보는 것과 같다.”라는 문구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스스로는 물론 가정에서 자녀들과 무엇을 대하든 원리를 깨닫고, 전체를 읽는 삶이 된다면 가훈처럼 희망과 강건함을 누구에게나 전할 수 있는 보람을 느끼는 인생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인터뷰 마지막으로 자녀들을 향해 “가연아 다건아 항상 건강하고,  내인생의 주인공으로서, 사람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자”라고 전했다. 이종현씨 가족은 오늘도 변함 없이 아이들과 도서관으로 향한다. 

 

[우리 가족 추천 도서]

▲ 김상운 (지은이) | 정신세계사 | 2011

 

▲ 황순희 (지은이) | 시그마프레스 | 2015

 

▲ 이정범 (지은이) | 이용규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