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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기록으로 나를 돌아보자“기억은 장담할 수 없지만 기록은 장담할 수 있다.”
김을호 회장 (국민독서문화진흥회)  |  keh00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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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7  13: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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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 사단법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김을호 회장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올챙이에게 개구리가 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한 관건은 올챙이 적을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기억하게 한다는 것이 자신의 명석한 두뇌를 믿으라는 말로 오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며칠 전에 먹은 점심 메뉴도 기억 못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때 누군가가 “그날 점심에 우리 짬봉 먹었잖아. 메뉴일지에 적혀 있네.”라고 한다면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 기록이란 잊지 않으려는 단순한 필요에 의해 생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단순함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기록이 역사와 유산이 되다.

조선시대 각 왕의 업적을 기리고 시대의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기 시작한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에, 실록의 자료로서 1차 기록인 <승정원일기>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치밀하고 과학적인 기록은 우리나라 역사를 길이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대 인류 전체의 기록으로서 인류의 위대한 자취로서의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을 인정받은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훈민정음<해례본>, 팔만대장경, 동의보감, 난중일기:이순신 장군의 진중일기 등등 우리 역사의 많은 기록물들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았다.

기록(記錄), 이 단순함이 경쟁력이다.    

軍생활이라는 제한적 삶의 테두리에서 변화를 주고 싶은 장병들이 있다면 ‘독서하고 기록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만, 기록을 남기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기록은 책을 읽었던 기억을 더듬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자신이 알게 된 지식과 깨닫게 된 점을 여러 번 곱씹어 보게 한다. 이렇게 축척 된 지식과 지혜로 인해 창의적 사고가 발현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빌 게이츠, 오바마, 스티브잡스, 다산 정약용, 안중근 의사와 같은 사람들은 독서는 기본이며 메모 광이었다. 이들의 경쟁력이 기록에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기록을 남기지 않을까 혹은 왜 기록을 남기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 질문의 답은 결국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12사단, 15사단, 36사단 그리고 51사단에서 [讀한 국방, 讀한 신병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누구나 쉽게 배우는 글쓰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글쓰기와 말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훈련을 못해 본 우리나라 현실이기에 핵심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작과 종결어미를 활용한 시스템 글쓰기와 말하기 훈련이 軍 장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전쟁터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전투를 하듯 인성과 책력을 갖춘 스마트한 군인이 되기 위해 즐거운 전투독서를 하는 모습 속에서 자주국방(自主國防)의 미래를 보게 된다.

‘기억은 장담할 수 없지만 기록은 장담할 수 있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본다. 기억으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지만, 이 조차도 희미하다. 더 중요한 것은 기억으로는 어떠한 미래도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기록은 과거의 ‘나’를 찾는 단초를 제공함과 동시에 현재의 ‘나’를 인식하게 해주는 증인이 되기도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기록이라는 증인은 미래의 ‘나’를 장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코치가 된다는 점이다. 기록은 나의 겨울이며 경쟁력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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