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에 독백(讀百)하기

문학으로 애국한 우리 민족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열정과 애국심에 감동하며 귀가하다 보면 늘 밤하늘을 친구삼아 하루를 돌아보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으리라. 기나긴 터널을 지나며 불현듯 암울했던 치부이며 치유될 수 없을것만 같은 어둠의 역사를 떠올려본다. 그러나 어둠이 있으면 반드시 빛도 있는 법. 짙은 밤 고고한 하늘 넓고 높은 곳, 저편에서 쏟아질 것만 같은 별빛을 보며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의 한 구절이 별이 되어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독립과 해방을 위해 한.일투쟁을 벌이던 시절 총.칼이 아닌 펜으로 국가의 아픔과 희망 그리고 굳은 독립의 의지를 표현하며 문화말살정책에 맞서 독립투쟁을 펼쳤던 그들. 그들은 분명히 대한민국의 정신을 지킨 숨은 영웅이며 민족의 얼이다. 

서평 속에 녹아낸 군인들의 인문학적 소양 

듣고 읽기가 입력의 기능이라면 말고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출력의 기능이다.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축적된 내적 성장이 없다면 절대로 드러낼 수 없는 고유의 생산품과 같은 것이다. 듣고 읽기에 익숙한 우리들은 이해력이나 독해력 혹은 모방능력이 향상되어 누군가의 결과물을 평가하고 비평하는 수준도 덩달아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말하기 쓰기를 제대로 못한 채 지내온 세월로 인해 우리들의 현재는 남들을 따라하는데 급급해하며, 모방할 대상이 사라질 때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는 모습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문무(文武)의 군형을 잡으며 국난을 극복했던 영웅들의 지혜가 수 세기 동안 우리들의 유산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군부대는 전통적으로 무를 익히며 국가의 안보를 지켜왔던 조직이지만 시대적 흐름은 인간의 가치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만 하는 영명 앞에 놓여있다. 독(讀)한 병영문화를 만들어가는 부대가 늘어나면서 조직의 일원임과 동시에 한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흐름의 문화는 문무(文武)의 균형을 잡고 창조적 모방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병영문화는 책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이해하고 글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함으로써 더욱 '인간다움'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어쩌면 군(軍)부대은 이미 '인간다움'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나다움'을 추구하는 시작이기에 단풍이 물들 듯 사람의 향기로 물들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내 마음 속에 독백하기

이제는 저자와 독자가 스스로 수 많은 독백(讀百)을 해야 할 때가 왔다. 독백은 그 누구로부터도 방해 받지 않고 행해지는 다소 긴 자신과의 대화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내 마음 속에 독백하기'란 외적 환경이나 요인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내면에서 책과 대화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이다. 책의 저자와 책 속의 주인공과 그리고 나 사이에 수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면서 '독(讀)백(百)'의 문자적 의미 그대로 독서를 열심히 해보자는 노력의 의미도 포함된다. 독서를 열심히 하되, 저자와 주인공 그리고 '나'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으면 한다. 우리는 군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다. 한 사람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립하지 못한다면 군인이라는 무거운 자리는 뿌리 막힘 없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기해년의 새해가 밝았으니 술 중에서 가장 위대한 기술은 를 거듭할수록 깊이가 더해지는 '독서백편의자현'이 실재가 되는 도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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