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모임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북카페나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소소한 책모임을 가지는 것부터, 유료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독서클럽에 가입하기도 한다. 새로운 관계를 갈망하는 젊은층들이 독서 활동을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독서 진흥의 새로운 가능성…청년층의 자발적인 참여가 특징

그동안 대부분 독서클럽 활동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이나 학교 등 기존 커뮤니티에서 만드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반면 최근에 유행하는 독서모임들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드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다. 트레바리란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로, 유료 독서모임 플랫폼이다. 트레바리는 4개월 모임에 19만~29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멤버십을 운영한다. 모임 때마다 독후감을 제출해야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지만, 올해 회원수 3600명·독서모임 210개를 운영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문학분야 독서모임에 참여중인 이 모씨(32)는 “토론 등 지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도 그동안은 마땅한 모임이 없었다”며 “전공자 뿐만 아니라 이렇게 대중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개설한다는 점이 흥미를 끄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트레바리에 참석하는 멤버들 중 상당수는 20~30대라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들 젊은층 사이에서 워라밸 (워크앤라이프 밸런스)이 중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적 활동과 여가 생활을 즐기려는 수요 자체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은 유료 독서모임은 잘 안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이와 같은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트레바리 뿐만 아니라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SNS 채널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여기에 오프라인 서점과 지자체등에서 독서모임을 개설하는 사례들도 눈에 띈다. 서울 노원구 독립서점 책임감이나 지구불시착도 독서클럽을 운영하는 서점이다. 서점 입장에선 이러한 독서클럽 멤버들이 단골로 연결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모임 활동을 구성하고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독서동아리 활성화는 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독서 열기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독립서점 관계자는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열망과 지식 탐구욕이 독서모임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사람을 만난다는 점이 독서의 또 다른 재미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모여서 책읽기가 대세…독서 활성화에도 기여

지난 해 조사된 ‘전국 독서동아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는 독자는 혼자 책 읽는 독자와 비교할 때, 3배 이상 독서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 입장에서도 독서 모임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독서 동아리는 지역 공동체 문화를 가꾸고 자발적인 독서 네트워크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많은 지자체의 환영을 받고 있다. 독서 동아리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상당수 지자체들은 ‘독서 동아리 공간 나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지원하고 있다.

 

출처 : 포천시 제공


대표적인 사례가 포천시다. 독서토론을 위해 공간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카페가 40여 곳이 넘으며, 이를 활용하는 80여 개의 독서 동아리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지역 독서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직장인의 생활 속 독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자체들이 책 읽는 직장 만들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자체 중 한 곳이 바로 서울 광진구다. 2017년 직원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사가독서 학습휴가제’, ‘독서왕 선발’, ‘광진 작은 서가 운영’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지자체에서 추진한 독서 동아리의 실적과 특징을 살펴보면 주로 독서 토론과 특강, 글쓰기 위주로 진행됐으며 보편적으로 독서 토론 등 독후활동이 주요 활동이 많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동아리 활동의 지원 이외에 독서동아리 사례와 성과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 활동도 이뤄졌다. 책 문화 동아리 박람회 등은 독서 활동의 사회적 확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직장 또한 독서모임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독서경영 우수 직장 인증’ 사업에서 대상을 받은 대성산업가스는 모든 직원이 월 1권 이상의 독서를 의무화하고 사업장마다 미니도서관 설치 및 사내 62개팀 492명이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직장 독서모임은 애사심을 키우는 한편, 직원들의 유대감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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