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가 쓴 자서전 ‘더 라스트 걸’이 번역·출간 됐다.

 

책 제목인 ‘더 라스트 걸’은 자신이 겪은 수많은 고통을 가진 여자는 이 세상에 “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저자 나디아 무라드는 2016년 UN ‘인신매매 생존자 존엄성을 위한 친선대사’로 임명 됐고, 2018년엔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탈레반 무장단체에 저항한 인권운동가인 만 14세인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수상자였다.

 

무라드는 이라크의 작은 마을 코초 출신이다. 이 마을은 2014년 8월 IS에 습격을 받게 된다. 습격으로 무라드와 마을의 또래 여성들은 IS에 납치당한다.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IS는 마을의 개종하지 않는 남자들과 늙은 여자들은 학살했고, 여성들을 성폭행했다. 그리고 고대 일신교를 믿어오는 소시민족 ‘야지디’인 무라드를 ‘이교도’라는 이유로 IS대원의 성노예로 삼는다.

 

이라크 북부 모술로 끌려간 무라드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현지 판사에게 팔려간다. 그 이후는 지옥이었다. 강간, 탈출 시도, 탈출에 대한 징벌로서의 윤간. 책에서 무라드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몰랐다"고 쓴다.

 

그는 IS대원에게서 또 다른 IS대원으로 장난감처럼 넘겨지며 폭력 가운데 놓였다. 상상하기에도 끔찍한 고통을 겪었음에도 저자는 차분하고 담대하게 상황을 풀어낸다. 무라드는 “진솔하고 담담하게 전하는 사연은 내가 테러에 맞서는 최고의 무기”라며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그 모든 순간을 적어냈다.

 

목숨을 건 또 한 번의 탈출 시도에 무라드는 수니파 아랍 가족의 도움으로 지옥을 벗어났다. 이후 그는 국제형사재판소에 IS를 제소했고, 끔찍한 만행이 세상에 알려졌다.

 

전쟁 성폭력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피해 사실을 알리는 일을 드물었고, 무라드의 호소에 국제사회는 크게 흔들렸다. 이후 무라드는 ‘성폭행 피해자’, ‘노예’, ‘난민’이라는 꼬리표에서 ‘살아남은 자’로 ‘여성 인권의 대변인’으로 다시 일어섰다.

 

고통 속에서도 나의 이야기는 알려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적어 내려간 그의 글은 21세기에 우리가 마주하지 못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일깨운다. “IS의 반인류적 범죄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굳건히 다짐하는 저자의 의지가 경이롭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