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더 이상 손쓸 수 없다고 포기해버린 문제아들과, 퇴직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무기력 교사의 ‘잘못된 만남’이 만들어낸 기상천외한 감동 드라마. 캐나다를 대표하는 아동청소년문학가 고든 코먼의 2019년 신작으로, 교권 추락이니 교실 붕괴 같은 말들이 횡행하는 교육계 현실에 상큼한 청량제가 되어줄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은 화제작이다.

▲ 고든 코먼(지은이)│성세희(옮긴이)│미래인│원제:The Unteachables(2019)

‘인생 성공 단십백’이란 말이 있다. 한평생 살다가 죽을 때 한 명의 진정한 스승과, 열 명의 진정한 친구와, 백 권의 좋은 책을 말할 수 있다면 성공한 삶이라는 뜻이다. 진정한 스승을 만나기가 그만큼이나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열정 넘치는 교사의 헌신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뭐 그렇고 그런 착한 이야기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작가는 교사이기를 포기한 ‘안티 히어로’를 등장시켜 전형적 미담의 틀을 깨버린다.

커밋 선생님은 젊은 시절 그리니치 중학교 최고의 교사였지만, 제자의 시험지 부정 유출 사건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곤욕을 치른 뒤 열정을 잃은 채 오직 조기은퇴만을 기다리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1년만 버티면 연금을 받아 세계여행을 다닐 꿈에 부풀어 있는 그에게 황당한 미션이 떨어진다. 학교 최악의 문제아들을 격리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반의 담임을 맡게 된 것인데….

고든 코먼의 전매특허인 입체적 스토리텔링의 힘은 이 소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작가는 키아나를 중심으로 커밋 선생님과 117호 특수반 아이들, 그리고 학교 관계자들을 교대로 등장시키며 날렵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각자가 화자 ‘나’로 나서서 풀어내는 이야기 조각들이 점차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왜 특수반 아이들이 ‘가르칠 수 없는(unteachable)’ 문제아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또 커밋 선생님은 왜 ‘가르치지 않는’ 교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절절히 공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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